효과적인 훈육 시기와 방법
[정신의학신문 : 채움 정신과, 김세웅 전문의]
엄격하게 말하면 훈육(Discipline)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가 먼저 선행되어야 합니다. 흔히 생각하는 훈육을 "잘못하는 것(Ex. 공격성, 위험한 행동 등)을 아이에게 제시하고 가르치는 것"으로 여긴다면 이는 대체적으로 빠른 시기부터 가능합니다.(신생아 시기에도)
하지만 이 무렵 아기들은 말로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 행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환경 제한 설정 등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기에, 보통 부모들이 기대하는 효과적인 훈육은 "만 3세 이후"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이 무렵의 아이 발달과도 많은 연관성이 있습니다.
1. 발달학적로 만 3세부터 대략 어떤 일의 인과 관계의 이해도 시작됩니다.
무언가 자신의 잘못으로 다음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아이도 자신의 잘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2. 만 3세부터 무렵에는 언어가 크게 발달합니다.
문법의 발달과 사용 가능한 단어가 확장되며 부모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3. 이 무렵 무터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조금씩 커져갑니다.
다른 이의 감정과 무관하게 평행놀이(parallel play)만 하던 아이가 순서를 지켜가며 놀게 되고(Associative play), 감정의 원인도 조금씩 이해합니다.
결국, 만 3세 이후부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거나 방송에서 소개하는 훈육의 적당한 시기라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는 사회 질서와 규제, 자기 조절을 배우는 시기이므로 부모의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훈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매를 때리고 큰 소리로 야단을 치기에 효과적인 나이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만 3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어떻게 훈육을 해야 효과적일까요?
1. 혼낼 것에만 최소한으로 혼내기.
만 2세까지의 훈육 중 가장 중요한 원칙은 의도 없이 실수한 아이의 행동(misbehaving)에 대해서는 혼내지 않는 것입니다. 아이가 집안을 돌아다니며 정리한 물건을 엎어 뜨리고 어지르는 것, 아빠의 안경을 만지고 바닥의 쓰레기통을 엎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어느 문헌에서는 그것은 아이가 응당 해야 할 일(job)이라고 까지 정의합니다. 부모의 아끼는 물건을 이 무렵 아이가 망가뜨렸다면 이는 대개 그 물건을 거기에 놔둔 부모의 잘못일 가능성이 큽니다.
2. 큰 소리로 반응하지 말기.
아이가 잘못했을 때 일반적으로 "안돼~!"라고 크게 소리치거나 "야~!"라고 소리치는 경우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굉장히 즐거워하며 아이가 까르르 뒤집어 지거나 아니면 공포반응으로 아이가 멈추고 서 있게 됩니다. 둘 모두 아이에게 적절한 훈육의 결과가 아닙니다. 잘못한 행동을 했을 때 큰 소리를 내는 것보다 오히려 아이에게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것(때로는 무표정한 표정과 말투도)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3. 최대한 간단하게(혹은 짧게) 말하기.
아직 언어 기능이 잘 발달하지 못한 이 무렵 아이들에게는 "우리 이쪽 계단 근처에서 놀면 넘어질 수도 있고 위험하니까 저쪽에 가서 노는 게 어떨까?"라는 이야기보다는 "계단 근처에서 놀지 말자"라고 간단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우리도 외국에 놀러 가서 외국인들이 긴 문장으로 친절하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핵심 단어로 짧게 이야기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듯이 말입니다. 만약 시간이 지나며 아이가 "왜요?"라는 질문을 꼬투리처럼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제 좀 더 자세히 설명해도 가능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4. 일관성 유지하기.
모든 훈육은 일관성이 있어야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무렵 아이들은 규칙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잘못한 아이의 행동을 두고 엄마는 화를 내고 아빠는 허용하기만 한다면 아이는 혼란스러워지기만 할 뿐 적절한 훈육의 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5. 잘한 행동은 무한 칭찬하기.
대개 강아지를 훈련할 때도 잘한 행동에 대해서는 보상(간식 주기)을, 잘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주어야 할 긍정적인 결과를 주지 않는다(간식을 안 주기)든지 부정적인 결과(벌)를 주게 됩니다. 이 무렵 아이들에게는 부정적인 결과를 활용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보상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치우는 모습을 보이거나(결과적으로는 제대로 치우지 못해도) 평소 같았으면 할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사랑과 애정을 듬뿍 담은 칭찬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 Time-out 활용은 비추천.
Time out은 조용히 몇 분간 혼자 앉아있게 한 후 그 일을 다시 이야기하는 방식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방법들은 이 시기 아이들에게 크게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특히 Time-out 시기에 아이를 자기 방에 혼자 있게 하면 이를 벌서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방이 특별한 관계를 갖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 time out 후에 나중에 밤에 잘 때도 방에 안 들어가려고 떼를 쓴다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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