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로 인한 외로움은 마음에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하다

2020-12-17     유승준 기자

‘마음만은 이팔청춘’이라는 말이 있다. 나이가 들어 몸이 예전 같지 않다 하더라도 마음만은 젊었을 때 그대로의 열정과 자신감으로 가득하다는 말이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 하나둘씩 삐걱거리는 자신의 몸을 바라보면 마음은 아직 팔팔한 청춘 같은데, 시나브로 늙어가는 육신이 마냥 서운한 경험을 누구나 조금씩 하곤 한다.

하지만 정말 서러운 것은 몸이 삐걱거리며 나이 들어간다고 느낄 때가 아니라 마음이 점점 움츠러들며 나이 들어간다고 느낄 때일 수 있다. 마음마저 차츰 노인이 되어간다고 여겨지면서 스스로 마음을 돌아봤을 때 나이 들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면 그때야말로 정말 쇠약해진 거라고 볼 수 있다.

 

사진_픽셀

 

최근 보고된 논문에 따르면 스스로 나이가 든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고 한다. 해당 논문은 이스라엘에서 60세 이상 성인 27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실었는데, 실제 나이가 아닌 주관적 연령(스스로 느끼는 나이)에 따라 코로나19 스트레스에 따른 외로움과 우울, 불안이 심해진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접촉이 급격하게 줄어듦에 따라 정신건강이 악화할 위험은 노년층에서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이에 앞서 코로나19와 관련된 고립과 외로움의 정도에는 개인의 연령 자체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한 신체 연령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주관적 연령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코로나19가 정신건강을 공격하는 지점은 다름 아닌 외로움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분명 우리 사이를 갈라놓았다. 하지만 우리의 몸과 몸을 갈라놓았을지언정 우리의 마음과 마음을 갈라놓은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몸이 나이 들었다고 해도 마음마저 노약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노인 정신건강에 대한 유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노인들 개개인 육신의 노화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마음만은 나이 들었다고 느끼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모두에게 필요한 때다.

 

Shrira A, COVID-19 Related Loneliness and Psychiatric Symptoms Among Older Adults: The Buffering Role of Subjective Age. Am J Geriatr Psychiatry. May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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