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환자, 적극적 치료 및 예방 필요
뇌전증은 만성적인 신경성 질환 중 하나로 뇌신경 세포의 불규칙한 흥분으로 인해 갑작스럽고 무질서한 전기적 활동이 나타나면서 발작 등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원인이 되는 요소들은 다양하고 나이에 따라 변화한다. 선천성 질환, 여러 종류의 뇌손상, 뇌의 염증, 뇌종양, 뇌혈관질환(뇌출혈, 뇌경색)퇴행성질환 등 각종 뇌질환에서 간질발작을 일으킬 수 있지만, 간질 환자의 절반 이상은 원인을 명확히 밝혀낼 수 없다.
아직까지 뇌전증이 왜, 어떤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과거에 비해 많은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확한 기전은 잘 모르는 실정이다. 단, 다음 질환이나 원인들이 일반적으로 뇌전증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태어나기 전, 분만 중 혹은 분만 직후에 여러 이유로 일어나는 뇌 손상
2) 뇌의 선천적 혹은 유전적 이상, 발달이상
3) 뇌외상 혹은 뇌수술로 인한 후유증
4) 뇌수막염, 뇌염 등의 중추신경계 감염성 질환
5) 중추신경계를 손상 시키는 독성물질 혹은 대사이상, 영양결핍
6) 뇌경색, 뇌출혈 등 뇌혈관계 이상
7) 악성 혹은 양성 뇌종양
8) 일부 유전적 성향이 있는 양성 소아, 청소년기 뇌전증 (idiopathic epilepsy)
9) 여러 검사에서 원인을 못 밝히는 경우 (cryptogenic epilepsy)
뇌전증은 증상이지 질환이 아니다. 즉 발작은 두부외상, 뇌종양, 뇌농양, 뇌염, 수막염, 대사장애, 약물중독, 약물금단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따라서 발작의 선행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은 뇌전증의 예후에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발작재발을 유발하는 요소들, 즉 불안, 수면박탈, 알코올 금단 등을 찾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발인자를 잘 관리함으로써 발작빈도를 낮추고 약물투여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뇌전증(G40-G41)’ 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10년 141,251명에서 2015년 137,760명으로 2.5% 감소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신경과 이준홍 교수는 뇌전증 환자가 감소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소아기 및 노인에서 뇌전증의 원인 질환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아는 출생 전후 뇌손상, 뇌 염증성질환이나 유전성질환 등을 관리 및 치료함으로써, 노인은 뇌혈관질환(뇌졸증)이나 치매 등의 퇴행성 뇌질환 및 낙상 등으로 인한 뇌손상이 주된 원인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함으로써 발생률이 감소된 것으로 사료된다“고 설명했다.
2015년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을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70대 이상이 447명으로 가장 많고, 10대 380명, 20대 342명 순이며, 여성은 10대와 70대 이상이 323명으로 가장 많고, 20대 262명 순으로 나타났다.
2015년 ‘뇌전증’ 질환 인구 10만 명 당 진료인원 현황. 보건복지부 자료 일부.
이준홍 교수는 남성과 여성 모두 70대 이상과 10대와 20대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연령에 따른 뇌전증의 발생률은 일반적으로 선천 발달 및 유전질환 등의 원인으로 인하여 생후 1년 이내에 가장 높다가 청소년기를 거쳐 장년기에 발생률이 낮아졌다가 60대 이상의 노인 연령층에서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U자 형태를 보인다. 노인 연령층에서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뇌졸중이나 퇴행 뇌질환의 증가로 인한 증상뇌전증(symptomatic epilepsy)의 발생 때문이며, 최근 에는 소아 환자는 줄어들고 노인환자는 증가하는 현상이 더욱 심화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고령사회로 접어든 선진국에서 더욱 현저하다“고 해석했다.
이준홍 교수는 뇌전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문제점에 대해서는 ”뇌전증은 순간적인 의식손실을 가져 올 수 있는 질환으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본인 자신에게도 추락 및 익사사고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순간적인 의식손실로 인한 사고 및 이상행동으로 타인에게도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뇌전증은 전문가의 감별 진단에 의해 편두통, 실신, 이상운동질환, 수면장애, 전환장애, 해리장애, 신체형 장애 등과 같은 비뇌전증 돌발성 증상들과 구분돼야 한다. 적극적인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질환이다“고 해석했다.
발작은 빈도에 있어 어떤 경우는 하루에도 수백 번으로 빈발할 수 있고, 1년에 한번 정도로 매우 드물기도 하다. 또한, 환자에 따라 지속시간이 수초에서 수십 분까지 다를 수 있으며, 일반사람이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발작의 정도가 심할 수도 있고, 본인만 알 수 있는 정도로 미약할 수도 있다. 발작 증상은 나이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부분성 발작을 가진 뇌전증환자는 때때로 대발작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뇌전증은 약물요법이 주된 치료이다. 아직까지 뇌전증을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은 개발되지 못했으나, 기존의 항경련제로 2/3의 뇌전증환자는 발작 없이 지낼 수 있고, 일부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도 있다.
뇌전증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뇌병변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질환이 뇌전증 발생의 원인이 되므로, 소아기, 사춘기 및 초기 성인기에서는 선천, 발달 및 유전질환 등을 예방 및 치료하여야 하며, 머리외상, 중추신경계 감염 및 뇌종양은 모든 나이에서 원인이 되므로 역시 예방 및 적극적인 치료를 하여야 한다. 그리고 노인에서는 뇌졸중, 치매 등이 가장 흔한 원인이 되므로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