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긴 세월이 폭포처럼 흘렀습니다
2017-02-01 이시형 정신의학신문 고문
네가 떠난 지 꼭 열흘
긴긴 세월이 폭포처럼 흘렀습니다
곁에 있다가 없으면
일 분이 한 시간 같고,
하루가 일 년 같아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한테는
막내 동생이 그런 사람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늦둥이로 태어난 막내는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저를 아버지처럼 여기며 자랐고,
저 역시도 그런 막내를
무척이나 각별하게 아꼈습니다.
제가 외국에 갈 때마다
미국에 사는 동생은
현지로 저를 만나러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그런데
헤어질 시간이 되니
갑자기 눈물이 막 나지 뭐겠습니까.
영어도 잘하겠다
돈도 있겠다
걱정할게 없는 데도
뭐가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지
동생을 보내놓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동생 녀석이 다녀가고 나면
늘 그렇습니다.
그 빈자리 위로
무심한 세월만 폭포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더없이 허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