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소년 山이 되다 중에서,,,

 

외가로 가는 샛강다리 위엔 엄마의 설은 발자국이 지금도 남아있다

 

엄마는

5대 종손의 맏며느리로 시집을 왔습니다.

 

막 여문 꽃봉오리 같은 나이

열여섯이었습니다.

 

외가는

우리 집 대청마루에서 서쪽으로

까치발을 하면 보이는

그리 멀지 않은 동네에 있었습니다.

 

징검다리 하나만 건너면 되는 그 길이

왜 그리도 어렵던지

엄마는

겨우 짬을 내어 친정 나들이를 갔다 올 때마다

발이 퉁퉁 부었다고 했습니다.

 

아픈 것이 어디 발뿐이었을까요.

 

그 징검다리 위에는

지금도

엄마의 눈물 젖은 발자국이 선연합니다.

 

이시형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