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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떠올리는 병원에 입원한 모습이라면, 환자복을 입고 병상에 누워 수액을 맞고 있는 것이다. 또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는 점심시간에 가까운 병, 의원에서 수액을 맞고 낮잠을 자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고 한다. 영양제로 통하기도 하는 수액이 과연 감기도 낫게 하고 컨디션도 회복시키는 만병통치약일까?

일단 수액의 정체부터 알아봐야겠다.

흔하게 병원에서 사용하는 것은 식염수(saline), 포도당 용액(D/W), 하트만 용액(Hartmann solution) 그리고 알부민과 같은 콜로이드(colloid) 등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종류마다 혼합된 성분들이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멸균한 증류수에 일정 비율의 전해질을 혼합 하거나, 포도당 또는 혈액의 특정 성분이 혼합되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리식염수(normal saline)는 1L의 물에 9g의 소금(NaCl)을 섞어 만든 수액이다. 정말 이게 전부다. 이렇게 되면 소금을 구성하는 Na이온의 농도가 체액에서 Na농도와 비슷하게 조성되어 삼투압이 비슷해져 몸의 세포가 쪼그라들거나 부종이 최소화된다. 흔히들 영양제로 알고 맞는 수액은 각종 단백질과 비타민등을 혼합하여 정맥을 통해 영양을 공급하는 것으로 많은 경우 입으로 충분히 영양 섭취가 어려운 중환자에게서 사용된다.

사실 성분을 하나하나 살펴본다면 대단할 것 같지는 않지만 특정 병의 치료에서 수액요법은 환자의 예후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기도 하다. 탈수가 심한 환자에서는 직접 혈관에 수액을 공급해 일정하게 환자의 혈압을 유지시켜 주기도 하고, 각종 전해질 불균형이 발생한다면 비교적 정확하게 부족하거나 과잉인 전해질량을 계산하여 이를 교정해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몸이 좋지 않다고 느낄 때 수액을 맞는 것은 어떨까? 가끔 외래에 비교적 괜찮아 보이는 컨디션으로 내원해 수액을 한 병 맞고 싶다고 부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벼운 감기로 수액을 맞으면 빨리 나을까? 해답은 수액의 성분을 참조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탈수가 심하거나 전해질 불균형이 있을 때와 같은 상황이라면 수액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그 증세가 미미하다면 경구로 물과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흔히들 영양제라고 알고 있는 수액은 어떨까? 기아로 허덕이거나 암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경구 섭취가 아주 불량하다면 고려해 볼 수 있겠지만 영양 수액제가 갖고 있는 영양과 칼로리, 비타민 같은 각종 미량 물질들은 음식을 통해 경구 섭취로 비교적 쉽게 획득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심지어 영양 수액제보다 식사 한끼가 훨씬 가격도 싸다.

 

그리고 수액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사용되는 경우도 다르므로 반드시 의료인의 판단에 따라 수액 요법이 진행되어야 한다.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는 환자가 포도당이 혼합된 수액을 맞는다면 고혈당이 진행될 수 있고, 간이나 신장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들이 과량의 식염수를 맞는다면 부종이 악화되어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더군다나 수액로를 확보하기 위해 주사 바늘로 직접적으로 혈관을 외부로 자주 노출 시켜 주는 것은, 감염관리가 잘 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혈액 매개성 감염에 언제든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수액은 만병 통치약이 아니다. 그리고 치료를 위해 언제나 수액이 필요한 것만은 아니므로 굳이 가벼운 질환으로 수액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오히려 수액이 필요한 상황인지 잘 판단하고 질병에 적합한 수액을 잘 선택하여 정확한 양을 공급해주어야 효과적이며 부작용 또한 최소화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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