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가 된 어린 왕자_9화

 

 

왕은 늘 어린 왕자에게 말했습니다.

 

“왕자야,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하는 거란다.”

 

어린 왕자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늘 궁금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그냥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런 말이었습니다.

 

그냥 당연하게 생각되었던 그 말에 어린 왕자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왕에게 물었습니다.

 

“아바마마, 그런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도대체 뭔가요?”

 

왕이 대답했습니다.

 

“그건, 먼저 너를 귀하게 여겨야 된다는 거다. 네가 가진 원대한 꿈을 사랑하고, 네 몸을 사랑하고, 네 생각을 사랑하고, 그 후에라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거지.”

 

어린 왕자는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아바마마, 자기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기적일 수도 있는 거군요?”

 

왕이 대답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만, 너는 왕자니까 그것이 나라를 위하는 길이기도 하단다.”

 

어린 왕자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완전히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어린 왕자가 스승에게 왔을 때, 스승은 동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옛날에 어떤 사람이 매우 추운 겨울에 친구 둘과 함께 산에 갔단다. 그런데 그만 산에서 길을 잃고 말았지.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그만 한 친구가 발을 잘못 디뎌서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단다.

 

친구 둘은 상의를 했단다. 한 친구는 절벽에 떨어진 친구를 구해야 한다고 이야기 했지만, 다른 한 친구는 저녁이 되기 전에 빨리 내려가지 않으면 얼어 죽고 말 거라고 그냥 가자고 했단다. 그래서, 한 친구는 절벽을 내려와 떨어진 친구를 업고 산을 내려오는 길을 택하고, 한 친구는 다른 길로 산을 내려오게 되었지.”

 

아이들은 이야기에 넋을 잃고 듣고 있었고, 어린 왕자도 흥미롭게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얘들아, 어떻게 되었는지 아니?”

 

아이들이 소리쳤습니다.

 

“빨리 이야기해주세요.”

 

스승은 자상한 표정으로 결론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절벽에 떨어진 친구를 업고 온 친구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고, 떨어졌던 친구도 목숨을 건졌지만, 혼자 내려오던 친구는 산에서 길을 잃고, 얼어 죽고 말았단다.”

 

아이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스승을 지켜보았습니다.

 

“왜 그랬을까?”

 

스승의 물음에 한 아이가 손을 들고 대답했습니다.

 

“업고 내려왔기 때문에 서로 땀이 나서 얼어 죽지 않았어요.”

 

스승은 흐뭇한 미소로 말했습니다.

 

“그래, 맞았다. 그런데 길은 어떻게 알았을까? 다른 친구는 길을 잃고 죽었잖니?”

 

아이들이 대답을 못하고 있을 때, 어린 왕자가 말했습니다.

 

“업혀있던 친구가 길을 알고 있었어요.”

 

스승은 말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정답이 있어요. 절벽 옆으로 길이 있었어요. 길은 늘 시련 속에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어린 왕자는 스승에게 말했습니다.

 

“스승님,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스승은 말했습니다.

 

“왕자님이 이 이야기에서 느끼신 것이 답이지요.”

 

왕자는 다시 물었습니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스승은 다시 대답했습니다.

 

“왕자님께서, 이 이야기에서 진정으로 느낀 것이 무엇입니까?”

 

왕자가 다시 말했습니다.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남을 사랑하는 것입니까?”

 

스승은 대답했습니다.

 

“사랑은 혼자서는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둘이라야 되지 않을까요?”

 

왕자가 말했습니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남이 나를 사랑하게 하는 거군요?”

 

스승은 밝은 뭔가가 머리를 스치는 듯 말했습니다.

 

“남이 나를 사랑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다시 왕자가 말했습니다.

 

“내가 먼저 사랑해 주면 되나요?”

 

스승이 다시 물었습니다.

 

“사랑을 주면 무슨 일이 일어나나요?”

 

어린 왕자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습니다.

 

“사랑을 주려고 만드는 순간, 내 안에 사랑이 생겨나는 거잖아요?”

 

다시 스승이 물었습니다.

 

“내 안에 사랑이 생겨나는 순간, 벌써 내가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거군요?”

 

“게다가, 남도 나를 사랑해주죠.”

 

 

 

스승과 어린 왕자는 눈이 붉어질 정도로 깊은 깨달음에 서로를 껴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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