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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양찬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8.02.19 00:48

[정신의학신문 : 양찬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보면서 환자로부터 받았던 질문들을 살펴보면,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궁금해 하시는 내용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외래에 방문했던 분들이 진료에 앞서 염려하는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사실이 아니었으며, 사회적 편견으로 이어져 사람들이 적절한 시점에 진료를 받으러 가기를 꺼려하는 데 영향을 미칠 만한 것들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4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하고 있으며, 연령별 3대 사망원인 2016년 조사에 따르면 10세부터 39세까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40세부터 59세까지는 자살이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꼭 자살만을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울증만 예로 놓고 보아도 환자 중 진료를 받는 비율은 보통 15% 정도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낮은 수준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에 앞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며, 염려하는 부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1.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면 정신병이 있는 건가요?

"정신과에 다니면, 제가 정신에 문제가 있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것인가요?" 하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정신건강의 문제를 성격문제를 제외하고 크게 신경증과 정신증 두 가지로 구분하면, 신경증에는 적응장애,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 불안장애, 스트레스와 연관된 질환 등 대부분의 질환이 포함됩니다. 정신증은 조현병과 같이 병식이나 현실 판단력에 손상이 있는 일부 질환이 해당합니다. 따라서 정신병은 일부 질환에 국한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전문과목의 명칭을 다소 순화하고 연관된 편견을 줄이고자, 2011년에 정신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과명을 변경하였습니다.

 

2.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으면 기록에 남나요?

어떤 이유에서라도 병의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으면 기록은 남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의 진료기록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의료법 제21조 제1항에 의거하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의 종사자가 명시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자의 동의가 없이 제 3자에게 환자에 대해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발급하는 것을 금하고 있습니다. 예외적인 경우는 형사소송법, 민사소송법에 따른 영장이나 문서제출 명령이 있거나, 병역법, 국민연금법,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의한 경우 등 일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3. 공공기관 등 취업에 제한이 되나요?

’정신질환자‘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자격 등을 제한하고 있는 법은 모자보건법, 영유아보육법, 공중위생 관리법 등 30여개가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정신보건법에서 정신건강증진법으로 개명하면서 개정된 내용에 의하면, 정신질환자의 범위가 이전에 비해 축소되었습니다. 즉, 외래진료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질환은 범위에서 제외되었고, ’사고장애, 기분장애, 망상, 환각 등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으로 범위가 줄었습니다. 따라서 취업에 제한이 되는 경우는 중증질환인 경우로 극히 일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취업 시 대부분 개인정보 제공 및 수집에 관한 동의서를 요구하는데, 이는 의료기록조회에 관한 동의서와는 별개입니다. 외부에서 의료기관으로 당사자의 진료기록 조회신청을 해온다면 의료기관은 의료법에 근거하여 본인의 동의나 법에 명시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외부에 공개할 수 없습니다.

 

4. 보험가입에 제한이 되나요?

2013년 개정된 정신건강증진법에 따르면 보험업법상 보험상품의 가입·갱신·해지와 관련하여 정당한 사유없이 정신질환 때문에 피보험자를 차별(제한·배제·분리·거부)할 수 없고, 보험사가 정신질환자의 보험가입을 차별했을 경우 그것이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보험사 측에서 입증하도록 규정했습니다. 

신체적 질환도 단순 감기나, 장염 등은 보험가입 심사 시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가입에 제한이 되거나 질환과 연관된 보장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정신건강의학 문제도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우울증 같은 경우, 최근 진료를 받았더라도 치료종류 및 소견에 따라 가입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치료 종료 후 3년 이상이 지났다면(일부 보험회사의 경우), 의사 소견에 따라 병의 경과, 현재 상태, 사회활동 가능여부 등을 확인하고 가입여부가 결정됩니다. 세부적으로 입원보장, 실손보장도 정신건강의학과 질병 종류 및 정도에 따라 가입여부가 결정됩니다. 또한, 2016년 이후 실비지원보험에 가입한 경우라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시 약관에 따라 혜택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정신건강문제는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뇌와 연관된 질환으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조기에 회복에 이를 수 있습니다. 네 가지 외에는 다루지 못해서 아쉽지만 이 글을 접하고 난 후 대중의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오해가 조금씩 이해로 바뀌었으면 하며 혹여나 기분, 생각, 행동, 수면 등의 어려움으로 진료를 받고자 할 때 다른 신체질환의 진료와 마찬가지로 당당함을 갖게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마음의 안녕, 삶의 질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누구나 언제든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을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인식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양찬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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