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이란 무엇인가?

사진 픽사베이

“선생님, 정신과 의사를 만나면 제 정신상태가 괜찮은지 꼭 물어보고 싶었어요”
“선생님 제 정신상태는 괜찮은 거죠?”
“제가 요즘에 가끔 잠도 잘 못자고, 우울한 것도 있고, 불안한 것도 자주 느끼고, 이런 저런 생각도 많은데... 괜찮은 거죠?”

필자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오는 대부분 사람들의 첫 반응이다. 진료실을 찾아와서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정신건강의 개념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항상 행복하고 불편함이 없는 만족스러운 상태’를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로 생각하는 것 같다.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즐겁고 유쾌한 기분을 좋은 것, 슬프고 우울하고 불안하고 괴로운 기분을 나쁜 것으로 받아들인다. 긍정적인 것만을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게끔 만드는 사회 분위기 역시 이런 생각을 만드는 데 한 몫 한 것 같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좋은 기분이 좋고, 나쁜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다.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모두 다 소중한 삶의 일부분이자 ‘나’라는 자아를 이루는 경험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도 라일리가 힘들 때 진정 힘이 되었던 건 ‘기쁨’이가 아니고 ‘슬픔’이지 않았는가.

 

나는 특별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받는 대부분의 제한을 받을 필요가 없다. V

내가 가깝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나를 떠나거나 버릴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 V

나의 정신건강 점수는? Total=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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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면, 유엔 세계보건기구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에서는 정신건강을 일상생활에서 언제나 독립적, 자주적으로 처리해 나갈 수 있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있으며, 원숙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정신적 성숙상태라고 정의한다.

미국 정신위생위원회(National Committee for Mental Hygiene)의 정신건강은 정신적 질병에 걸려 있지 않은 상태만이 아니고 만족스러운 인간관계와 그것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능력. 즉 모든 종류의 개인적, 사회적 적응을 포함하여 어떠한 환경에도 대처해 나갈 수 있는 건전하고, 균형 있고 통합된 성격의 발달을 의미한다.

어디에도 슬픔, 불안, 우울 등의 부정적인 감정이 없는 상태라는 말은 없다. 정신건강은 내적 욕구와 양심, 사회적 요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고, 최고의 사회적 가치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단순한 행복감만을 느끼는, 슬픔과 두려움, 불안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정신이 건강한 상태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가치가 없다. 그것은 단순히 갈등을 ‘회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과 그를 둘러싼 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할 때 자유롭게 정신적, 지적 능력을 활용할 수 있으면 그것이 가장 정신이 건강한 상태이다.

“선생님 제 정신상태는 괜찮은 거죠?”

나를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고, 가족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사회적 가치 달성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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