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셔터스탁

 

날씨가 추워지면서 건강 검진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각 병원에 있는 건강 검진 프로그램 중 하나를 골라서 시행하게 되면 검사 결과를 설명해 주는 의사가 있는 병원도 있고, 그냥 결과만 우편으로 날라오는 병원도 있습니다. 국가에서 시행해 주는 검사만 하는 경우에는 일정 기간 후에 검사 결과가 우편으로 날라오게 됩니다.

 

그런데, 검사 결과에 쓰이는 용어가 일반적인 용어가 아니라, 생소한 부분도 있고, 오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오늘은 결과에 적혀 있는 ‘악성, 양성, 음성’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우선 단어부터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악성 VS 양성

악성이라는 단어는 한자로 惡性이라고 적습니다. 악은 ‘악할 악(惡)’으로, 이른바 암을 의미합니다. 즉, 악성이라는 말은 암이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 말과는 달리 양성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양성은 한자로 良性이라고 적습니다. ‘어질 양(良)’을 써서 암이 아니라는 의미로 쓰이게 됩니다. 그럼 아래의 결과를 한 번 보실까요?

 

사진_위내시경 검사 결과_양성

 

이 사진을 보면 위내시경을 받았는데, 역류성 식도염의 소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판독 결과 식도염으로 진단을 내리셨고 암이 아니기 때문에 양성질환(良性疾患)이라고 판정을 내리셨습니다. 추가 검사는 필요 없어 보이지만, 증상이 지속된다면 약물 치료나 경과 관찰이 필요하겠습니다.

 

양성 VS 음성

악성/양성의 양성(良性)과 가장 혼동을 일으키기 쉬운 단어는 양성/음성의 양성입니다. 양성/음성에서 양성은 한자로 ‘볕 양(陽)’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와 반대 개념으로 음성은 한자로 ‘그늘 음(陰)을 쓰게 됩니다. 앞서 말한 악성/양성과는 달리 이번에 말씀드린 양성/음성은 있다/없다의 개념입니다. 즉, 무엇인가 있으면 양성이고, 없으면 음성인 것이지요. 아래 판독 소견을 보시겠습니다.

 

사진_대장암 검진 결과_음성

 

대장암 검사를 위해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셨습니다. 쉽게 대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인데요, 결과를 보면 음성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즉 피가 섞여 있지 않다고 나온 것입니다. 만약 양성이 나왔다면 피가 섞여 있다는 뜻이고, 추가 검사로 대장 내시경을 진행하라고 하셨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 내용은 너무 쉽습니다. 환자분들은 가끔 양성이라는 결과를 가지고 오시면서 ‘무엇을 해야 하냐, 나쁜 것 아니냐’라고 많이 물어보십니다. 그렇지만 모든 양성 결과가 나쁜 것도 아니고 또한 괜찮은 것도 아닙니다. 권고사항을 잘 읽어보시면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잘 나와 있습니다. 아래 유방암 검사 결과를 또 한 번 보겠습니다.

 

사진_유방암 검진 결과_판정 유보

 

이 환자분은 유방암 검진을 하시고 오른쪽 유방의 상외측(위쪽 바깥쪽)에 종괴가 보이는 소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판정 유보(괜찮은지, 괜찮지 않은지 모르겠다)를 받으셨고 권고 사항을 보면 유방 초음파 등의 추가 검사를 받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환자분은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고 생각하시고 추가 검사를 받지 않고 있다가 유두에서 피가 나와 내원하시고 유방암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물론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발견되셔서 다행이지만, 긴 시간 후에 발견되었다면 위험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검진을 받고 그 결과에 나오는 음성, 양성, 악성에만 신경 쓰지 마시고 권고 사항을 잘 읽어 보시고 확인하셔서 필요한 추가 검을 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건강검진입니다. 그냥 검사만 하고 결과가 어떻든 지켜본다면, 건강 검진의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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