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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의 Psychodrama] 사이코드라마 이야기 - 주인공(1)
김주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7.10.24 07:38

 

[정신의학신문 : 김주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이코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을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라고 부릅니다. 사이코드라마의 창시자인 모레노(J. L. Moreno)가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부르던 주연 배우를 뜻하던 이름을 그대로 사이코드라마에 적용하여 주인공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보통은 축약하여 프로타(prota)라고 명칭하는데, 이러한 주인공은 사이코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말 그대로 극의 주인이자 가장 중요한 배역인 주인공은 사이코드라마의 두 번째 단계인 행위화(enactment)의 시작부에 선정됩니다. 본격적인 역할 연기 상황으로 들어가기 직전인, 준비 단계인 워엄-업(warm-up)이 끝난 직후에 참여자 집단원들 가운데 자발적인 의사 표시로 주인공을 선정하는 것이 가장 교과서적인 방법입니다.

 

사이코드라마 디렉터가 집단원들에게 주인공 역할을 원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봅니다. 그러면 수초에서 수분의 시간이 흐른 뒤, 대개는 자원하여 주인공 역할을 지원합니다. 이때까지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다름 아닌 자발성(spontaneity)입니다.

 

사진_픽셀

 

사이코드라마 참여자들이 첫 단계인 워엄-업(warm-up)에서 충분히 자발성이 증진되어 행위화 단계로 들어갈 준비가 되었다면, 주인공은 아주 쉽게 무대 위에 나타납니다. 이미 행위 갈망(action hunger)이 높아졌기 때문에, 지체하지 않고 주인공의 역할을 스스로 선택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필자가 늘 강조하는, ‘사이코드라마의 준비 작업’이 더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준비 작업을 통하여, 집단과 디렉터가 준비되고 이어서 집단원들 중에 준비된 주인공이 자연스레 무대 위로 올라오게 됩니다.

 

만약에 워엄-업(warm-up)이 끝난 후, 주인공을 자원하는 사람이 없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집단의 자발성과 응집력을 높이는 준비 작업이 미흡했을 것이라는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 될 것입니다. 이는 전적으로 사이코드라마 디렉터의 책임입니다. 극장에 모인 집단원들에 대한 사전 준비 – 집단에 대한 정보 취합과 분석, 구체적인 워엄-업(warm-up) 설계(planning) 등 –가 부족했거나, 집단의 움직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물들 중 가장 먼저 겪게 되는 것이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시간을 계속 흐르고 있는데, 만약 주인공을 자원하는 사람이 여전히 없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주인공이 없다면 사이코드라마의 행위화(enactment or acting-out) 작업은 진행될 수 없습니다. 초보 디렉터인 경우, 이러한 상황에 봉착되면 순간적으로 ‘맨붕’ 상태에 들어가게 됩니다. 당황하게 되고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집단원들에게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이는 안타깝게도 ‘디렉터가 충분히 준비되어있지 못하다’는 부정적인 텔레(tele)를 집단원들에게 전해주게 되고, 이는 향후 진행될 작업 즉 행위화 단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러 떠나는데 이를 인도할 선장(captain)이 먼저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 탐험대원들을 선장을 신뢰하고 따를 수 있을까요?

 

사진_픽셀

 

사이코드라마는 매우 섬세하고 미묘하게 집단과 주인공 그리고 사이코드라마 디렉터가 상호작용을 일으킵니다. 충분히 준비된 자신감을 가진 디렉터는 집단원들에게도 자연스레 그 자신감을 전달하고 신뢰감을 집단원들로부터 얻습니다. 자발성과 즉흥성을 가장 중요한 힘으로 사용하는 사이코드라마에서 이러한 디렉터에 대한 신뢰감은 극이 보다 안정적이며 빠르게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큰 보탬을 줍니다.

 

그래서 충분한 경험을 가진 숙련된 사이코드라마 디렉터는 이러한 가능성에 대한 예측을 가지고 대처방안을 사전에 준비합니다. 즉 주인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집단을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준비시키는 추가적인 워엄-업(warm-up)을 진행합니다. 사이코드라마의 첫 단계 작업인 워엄-업(warm-up)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면, 그 후속 작업들인 행위화(enacrment)와 나눔(sharing) 작업을 제대로 진행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집단의 자발성을 조금 더 끌어올리기 위한 추가적인 작업을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반갑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사이코드라마 디렉터는 충분한 사전 준비를 통하여, 적절하게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 역으로 여러 명이 주인공을 자원하는 행복한(?)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통적인 사이코드라마의 주인공은 안타깝게도 단 한명입니다. 누군가는 주인공으로 선택되어지고 나머지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져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사이코드라마 디렉터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상황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합니다. 우선은 ‘누구를 주인공으로 선택할 것인가?’이고 그 다음은 주인공으로 선택받지 못한 분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reward)입니다. 이 두 가지 상황을 자연스레 해결하면, 이제 극은 본격적인 마음 여행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러한 상황에서 흔하게 쓸 수 있는 해결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필자 약력

사이코드라마 수퍼바이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現 솔빛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및 한국에니어드라마연구원 원장

現 한국임상예술학회 회장 및 現 한국임상사이코드라마연구소 대표

現 은평구민과 함께 하는 심리극 月刊 공연 '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 연출

前 '심리극회 거울과 가면' 및 'ACT심리극연구소' 대표

EBS '가족이 달라졌어요', MBC '사주후愛', 한국직업방송 '新 직업의 발견' 등 다수

 

 

공연 안내

사이코드라마 힐링 金曜 공연

시간 : 매월 2/4주 금요일 오후7시30분 – 10시

장소 : 한국에니어드라마연구원(서울시 중구 신당동 309-45 승리빌딩 3층)

문의 : gowho21@naver.com / 010-7544-9150

 

 

김주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goya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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