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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全) 성분을 공개한다고 생리대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전(全) 성분 공개는 생리대 안전성 확보의 첫 걸음에 불과하다.
박철원 박사 (기초의과학자) | 승인 2017.10.19 07:26

 

사진_픽사베이

 

최근 생리대의 안전성이 사회 문제화되면서 생리대 전(全) 성분 공개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여성 단체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생리하는 기간 동안 여성들은 약 10,000개 이상의 생리대를 사용하게 된다.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생리대의 특성을 고려하면 생리대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왜 이제야 되었는지 오히려 궁금할 정도이다.

 

문제는 전 성분을 공개한다고 해도 과연 소비자가 위험성과 안전성을 해석하여 생리대 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이다. 우리나라 생리대 시장의 경우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유한 킴벌리(50%), LG 유니참(21%), 깨끗한 나라(9%), 한국 P&G(8%)로 이 4개의 업체가 9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그 중 유한 킴벌리와 깨끗한 나라에서 생리대의 전 성분을 공개하였는데, 유한 킴벌리 제품의 원료를 살펴보자.

 

표_유한 킴벌리 업체의 전(全) 성분 공개

 

이 표에서 보면 이 업체의 생리대는 4개의 부분에 총 9종류의 성분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표지층의 순면부직포 성문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화학 합성 성분이다. 그렇지만 순면 부직포조차도 목재 펄프를 이용하였다면 사실상 이 성분도 화학처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래서 생리대의 모든 성분은 화학 합성 성분 또는 화학 물질이 처리된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더라도 과언이 아니다.

 

자, 그렇다면 이런 성분들이 공개되었다고 과연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일찍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었던 미국의 경우를 한 번 살펴보자. 미국의 경우 생리대는 FDA에서 관리하고 있다. 조금 복잡한 이야기이지만, FDA는 어떤 종류의 제품이 인체에 사용될 때에 그 위험도에 따라서 분류를 하여 승인 과정을 다르게 진행한다. 예를 들면 체온계나 혈압계 같은 장치는 class II에 해당하며, 탐폰의 경우가 바로 class II product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많이 쓰이는 생리대의 경우는 class I 또는 class II로 분류된다. 미국의 경우도 탐폰이나 생리대가 FDA 승인을 받는 절차는 비교적 어렵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나하면, 제조 업체가 화학 물질, 첨가제 및 마감재 등의 재료 목록, 여성의 질 손상 및 조직 반응 그리고 감염에 대한 위험도를 분석하여 제출하라고 ‘권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필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생리대 제품에 대한 장기간 연구가 없다는 사실이다. 산발적으로 이루어진 단기간 연구들에 의하면 생리대에 의한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정도가 음료수를 통한 노출보다 적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지만, 10,000개라는 숫자를 생각해보면 장기간의 연구 결과가 절실하다. 현재 미국 국립 보건원(NIH)에서 여성의 위생 용품들에 대하여 유방암을 비롯한 다른 질병과의 관련성을 연구하고 있으므로, 이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하겠다.

 

그러면,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과연 전 성분을 공개한다고 하여 소비자들이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라는 사람들조차도 명확하게 대답해 주기 어려운 문제이다.

 

사진_픽사베이

 

생리대의 공개된 전 성분을 보면 그 행간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① 잔존할 수 있는 생리대 성분들의 화학 원료(생리대 성분을 화학 합성하는데 사용되는 화학 원료. 예로 생리대 만드는데 9가지의 화학 합성 성분을 사용하고 각 성분을 합성하는데 3개의 화학 원료를 사용하였다면 총 27개의 화학 원료가 그 생리대에 잔존할 수 있다는 의미),

② 그 화학 원료를 녹이기 위한 잔존할 수 있는 용매

③ 화학반응을 위한 잔존할 수 있는 촉매 그리고

④ 합성 과정에서 발생되는 잔존할 수 있는 중간 합성 산물

 

사실, 화학 성분이 들어가는 제품은 어떤 것이라도 각각의 성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쓰이는 성분이 남을 수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생리대의 성분이 아닌 다이옥신이 생리대에서 검출되어 문제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이런 것이 모두 잔존한다면 생리대는 화학물질이 공개된 성분 이외에도 의도하지 않은 성분들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리대의 성분이 기준치 이하로 사용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기 전에 생리대에 잔존 가능한 모든 화학물질들에 대한 위해성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어떠면 단순하다. 안전하다고 알려진 성분을 사용하였는데, 일부 소비자들이 주장하는 불편한 증상들은 그럼 왜 생겼겠는가? 무엇인가 의도하지 않은 성분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있고, 더 나아가서는 안전하다고 밝혀졌다 하더라도 장기간 사용하여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었기 때문은 아닐까? 단순히 생리대 전 성분 정보로 그 안전성을 판단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사진_픽사베이

 

그래서 지금 우리 주위에서 생리대의 전 성분이 공개되면 생리대 안전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판단해 생리대 업체에 생리대 전 성분을 공개하라고 촉구하지만 아쉽게도 전 성분이 공개된들 생리대의 안전성을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것은 생리대의 인체 위해성 연구를 통해서만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험의 결과가 없이 식약처의 생리대가 안전하다는 발표는 사실이라기보다는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러한 발표를 보면 앞서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인식이 식약처 내부에서는 논의되지 않는 것으로 보여 더욱 걱정된다. 마찬가지로 생리대 회사도 식약처의 발표를 인용하여 안전하다고 광고하거나, 안전한 성분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주장에 불과하다.

 

첨언하면, 생리대는 단순한 외용제가 아니다. 질의 점막이라는 체내로의 흡수가 가능한 기관과 아주 근접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외용제의 안전성 기준으로 적용하면 분명히 문제가 될 수 있다. 전(全) 성분 공개는 첫 걸음에 불과하다. 생리대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더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박철원 박사 (기초의과학자)  science8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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