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픽사베이

 

샤워를 하다가 가슴에 멍울이 만져진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방암이겠지만, 사실 가장 흔한 질환은 유방암은 아닙니다. 만져지는 유방 멍울의 가장 흔한 원인은 섬유선종입니다. 흔하게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 처음 들으시면 "섬유선종이라고요?"라고 한 번 더 물어보시는, 섬유선종에 대하여 오늘은 알아보고자 합니다.

 

얼마 전 진료실에 26세 여자 환자분이 가슴에 뭐가 만져진다고 하면서 내원하였습니다. 환자의 가슴을 촉진하여 보니, 양쪽 가슴에 만져지는 혹이 여러개가 있었습니다. 큰 것은 어림잡아도 3cm 이상 될 것 같은 크기였습니다. 환자는 만져지는 멍울 이외에는 다른 증상을 호소하지는 않았습니다. 환자에게 나이가 젊으니, 우선 초음파를 해보자고 말했습니다.

 

초음파 상에서는 양측 가슴에 12개의 혹이 있었고, 대부분은 섬유선종이 의심되는 혹이었습니다. 환자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여 드리고 몇몇 혹들은 조직 검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하며 검사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섬유선종은 이처럼 젊은 여자분들에게 흔합니다. 가장 흔한 연령은 미국의 경우, 20대와 30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40-50대에도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섬유선종 연구자들에 의하면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 조금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말하였고 유방통이 있는 환자에서 조금 더 발견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사진_섬유선종의 현미경사진_위키미디어

 

이 환자의 혹 중에 크기와 모양을 고려하여 몇 개를 조직 검사해 보았습니다. 일주일 후 결과가 나왔는데, 다행히도 모두 섬유선종으로 진단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검사한 것 중에 큰 혹 3개는 제거하는 것이 좋겠다고 환자분과 환자분의 어머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환자분께서는 섬유선종은 양성 질환이라고 들었는데 왜 제거해야 하느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섬유선종은 양성질환으로 알려져 있고 암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몇몇 경우는 섬유선종을 제거 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한 번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크기가 큰 경우 (정확하게 얼마 이상을 제거하라는 말은 없지만 통상적으로는 2-2.5cm 정도 크기 이상이면 제거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
3. 만져지는 경우
4. 점점 자라는 경우
5. 영상 소견과 병리 소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즉, 영상으로는 섬유 선종보다는 다른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이외에도 일부 논문에서는 35세 이상인 경우, 초음파 상 경계가 불분명 한 경우, 엽상종에서 보이는 균열 소견이 보이는 경우에도 제거하는 것을 권고하기도 합니다.

 

사진_경계가 좋은 전형적인 양성소견의 섬유선종_humpath.com

 

위와 같은 경우에는 섬유선종이라 해도 일반적으로 절제하게 됩니다. 그럼 위와 같은 경우에는 의사들은 왜 절제를 하라고 하였을까요? 그 이유는 엽상종과 같은 다른 병변을 동반하고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섬유선종은 괜찮지만, 다른 병변이 함께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환자는 3개을 절제하였습니다. 그런데, 그중 하나에서 최종 조직 검사에서 엽상종이 나왔습니다. 환자와 환자의 어머니는 또 많이 놀라셨습니다. 점점 무엇인가가 연달아서 계속 나왔으니까요. 엽상종은 섬유선종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는 종양입니다. 다만 꼭 절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엽상종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지면을 할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섬유선종을 제거까지 하였는데, 최종 결과에서 섬유선종이 나왔다면 치료는 그것으로 종결입니다. 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다만, 90% 이상의 경우에서는, 처음에 진단받은 섬유선종이 나오게 되지만, 많게는 10% 정도까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처음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 중, 가장 흔한 결과는 엽상종입니다. 그 외에도 유두종, 비정형 증식증, 상피내암 등의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각각의 경우에 맞추어 추가적인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 환자처럼 말이지요.

 

유방에 무엇인가가 만져진다면 정말 긴장되게 됩니다. 그렇지만, 꼭 그것이 유방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정확한 진단 및 검사가 필요하므로, 꼭 진료받고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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