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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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는 동안 우리는 눈꺼풀 뒤에서 눈이 움직이는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 상태를 경험한다. 렘 수면은 ‘모순적 수면’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는 렘 수면 상태에서 우리 몸은 “잠드는” 상태에 있는 반면 뇌는 “깨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렘 수면 이후에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뇌가 활동을 증가시키면서 완전히 깨어있을 수 있다가 다시 깊은 수면 단계로 돌아간다.

 

아주 짧은 깨어있는 순간동안 우리는 꿈의 조각을 기억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내 완전히 잊어버리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아주 또렷한 꿈에서 우리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꿈을 기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고 심지어 그 내용을 결정할 수도 있다.

 

또렷한 꿈에 관한 주제는 심리학에서 다소 비주류의 것으로 존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꿈에 더 깊이 관여할수록, 더 깊은 잠을 잘 수 있고 깨어나서 활동하는 동안 더 창의적일 수 있다고 믿는다.

 

호주 아델라이드 대학(University of Adelaide)의 심리학자 덴홀름Denholm Aspy 연구팀은 이 현상에 관한 일화적 보고는 2000년이나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했다. 1975년까지는 수면 연구에서 처음으로 미리 준비된 지시에 따른 반응으로, 사람들이 렘 수면 시간동안 의도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움직이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 발견 이후 10년간 명료한 꿈꾸기, 루시드 드리밍(Lucid dreaming)은 악몽을 꾸는 횟수를 줄이고, 꿈꾸는 동안 연습을 통해 신체능력을 향상시키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이용되었다. 또 수면 사이클에서 일어나는 의식의 변화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테크닉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당시 이 연구는 명료한 꿈을 유도하는 효과적 테크닉의 부족으로 제약이 있었지만 호주 연구팀은 그들이 믿을만한 방법을 찾았다고 주장했고 그들의 방법이 성공적이었음을 보고했다. 그들의 연구를 통해 우리는 이 테크닉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연구의 한 예는 또렷한 꿈을 꾼다는 개념을 더 자세히 설명해준다: “나는 영국에서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할아버지가 몇 년 전 돌아가셨고 나는 영국에 가본 적이 없다는 걸 꿈꾸는 도중 깨달았다. 꿈속에서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는 높은 곳에서 시골지역을 둘러보기 위해 날아가기로 결심했다” 이는 또렷한 꿈속 경험을 어떻게 실제로 꿈이었다고 인식하는지를 보여준다.

 

연구팀은 깨어있는 상태에서 바로 꿈꾸는 상태로 가는 것보다, 이미 꿈꾸고 있는 상태에서 어떤 지시를 통해 또렷한 꿈 상태로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믿는다. 꿈을 꾸고 있던 사람은 빛, 소리 약한 전기 충격 등 외부 자극에 의해 그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다. 좀 더 실현가능한 접근방법은 인지적인 테크닉을 사용하는 것으로 이는 특정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

 

호주 연구팀은 꿈의 기억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에 관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해, 인지 기반의 루시드 드림 지시 절차를 만들었다. 참가자들에게 루시드 드리밍 상태로 가도록 지시함으로써, 참가자들이 꿈을 생성하고 깨어났을 때 기억하도록 더 잘 보장하는 것이었다.

결과는 일반적인 꿈의 기억, 또렷한 꿈의 기억, 몇 시간을 잤는지, 수면의 질은 좋았는지, 일어난 후 얼마나 피곤함을 느꼈는지 그리고 전날에 비해 잠이 얼마나 부족했는지 등을 포함해 다양하게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잠드는 시간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루시드 드리머들은 더 잘 잤고 일어났을 때 덜 피곤했으며 전날보다 수면 결핍이 덜했다고 보고했다.

 

어쩌면 가장 큰 차이점은 루시드 드림 이후 다시 잠으로 빠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참가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루시드 드림을 이용한 참가자들은 잠드는 데에 평균 10.6분이 걸렸지만 루시드 드림을 이용하지 않았을 때는 ‘거의 잠든 상태’가 되기까지 27분이 걸렸다.

 

특히, 얕은 잠을 자는 사람이나 일어나서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이 발견은 ‘어떻게 루시드 드리머가 되는지를 배우는 것’에 확실히 이점이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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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드리밍은 몇 가지 지시를 이용해 시도해볼 수 있다. 이를 실험해보고 싶은 사람은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을 소요하는 방법이 아닌 아래 방법을 시도해보아도 좋다.

 

1. 현실 테스트

이 방법은 깨어있는 동안 루시드 드리밍을 시도하고자 애써야 한다.

이는 적어도 하루에 열 번,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일어나는 일이 현실인지 등을 스스로 자신에게 묻는 것이다. 진지하게 나의 주변 환경이든 무엇이든 뭔가 잘못되었는지 이상한 점이 있는지 살피는 등 의도적으로 질문을 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드리밍 마인드(dreaming mind)는 사람이 꿈을 꾸고 있다는 분명한 지표를 설명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 기억을 돕도록 유도하는 방법

이 방법은 “내가 다음에 꿈을 꿀 때,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다. 동시에 꿈을 꾸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그것이 꿈임을 인지하려고 해보는 것이다.

 

3. 침대에서 다시 일어나는 방법

어떻게 또렷한 꿈을 꾸는지를 배우는 이 방법은 조금 괴로울 수 있지만, 호주 연구팀의 주장에 따르면 아주 효과가 높다고 한다.

이 방법이 효과가 있으려면 5~6시간의 수면 이후 스스로 일어나도록 알람을 맞춰놓는다. 스스로 위에 언급한 방법-“나는 꿈에서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라고 인지하려는 시도-을 이용한다.

 

루시드 드리밍을 통해 수면의 질을 개선해보고자 하는 것이 지나쳐 보이기도, 부질없어 보이기도, 위험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불면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은 수면의 질을 개선을 위해 한번쯤 시도해보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또 미지의 영역인 꿈을 자신의 의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내 의식이 만들어낼 수 있는 수많은 환상적 이미지와 스토리에 대해 인지하는 경험을 즐기는 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References

Aspy, D. J., Delfabbro, P., Proeve, M., & Mohr, P. (2017). Reality testing and the mnemonic induction of lucid dreams: Findings from the national Australian lucid dream induction study. Dreaming, 27(3), 206-231. doi:10.1037/drm000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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