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숲 정신과 원장 정정엽 전문의]

 

마음챙김(Mindfulness)의 중요한 구성요소는 내면의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그것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능력을 말한다.

 

사람들은 힘겨운 삶의 무게와 매일의 압박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와 마주할 때, 불안이나 우울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는 자기 비판적이거나 걱정스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스트레스 감정을 악화시키는 후속 반응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자동적으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예측을 믿게 되고 그런 부정적 감정에 대한 혐오감을 스스로 발전시키며 그것을 다시 없애기를 간절히 원하게 되는 것이다. 또 자신을 부정적인 기분과 불안한 생각에 갇힌 약한 캐릭터로 인지하게 될 수 있다. 이 모든 후속 반응은 우리를 점점 더 괴롭게 만든다.

 

반면, 마음챙김 수련은 어떤 생각과 느낌이 떠오르든 그것을 ‘일시적인 상태’로 볼 수 있게 해준다. 그 결과 감정이 더 악화되고 연장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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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토론토 대학(University of Toronto)과 UC버클리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는, ‘내적 경험의 받아들임이 정신건강상의 이점이 있는지’를 연구했다.

연구는 세 가지로 분류되어 수행되었다.

(1) 내적 경험의 받아들임과 커다란 행복감을 연결시킴

(2) 받아들임이 소모적 스트레서(stressor,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것)에 감정적 반응을 줄인다는 것을 보여줌

(3) 습관적 받아들임이 매일의 스트레서로부터 감정 반응을 향상시켜 결과적으로 커다란 장기적 행복감을 가져온다는 것을 보여줌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 vs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

연구진은 또한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과 다른 효과를 주는지를 분석했다.

생각과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에게 스스로를 판단하는 것에 관여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능동적 과정이다.

반면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하기보다 오히려 수동적으로 반응하도록 만들 수 있어 비효율적인 대처 전략일 수 있다.

 

첫 번째 연구는 10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그 결과 내적 경험의 받아들임은 큰 행복감과 불안, 우울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또한 각 개인이 경험한 스트레스의 정도에 따라 다르지도 않았다.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은 행복감과는 관계가 없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최소한의 시간을 주고 가짜 구직 인터뷰를 위한 3분 스피치를 하도록 했다. 이 과제는 참가자들로부터 스트레스를 끌어내기 위함이었고 실제로 참가자들이 압박을 느꼈다.

결과는 받아들임의 유익한 효과를 입증했다. 받아들임을 잘 수행한 참가자는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스피치하는 동안 부정적 감정이 적었고 좋은 점수를 얻었다.

 

세 번째 연구에서는 친구와의 다툼, 교통 혼잡과 같은 매일의 스트레서에 대한 반응을 평가했다. 2주간 매일 참가자들은 그들의 스트레서와 감정적 반응에 대해 보고했다. 받아들임은 이전의 연구와 비슷한 규모로 측정되었다.

그 결과 습관적으로 생각과 감정을 더 잘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스트레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반응이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줄어든 감정 반응은 6개월 뒤 심리적 행복감으로 이어짐을 통계적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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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구는 스트레스에 반응할 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것을 억지로 없애거나 거기에 갇혀있음으로써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일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공한다.

 

내적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은 명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마음챙김의 일면이다.

'받아들임을 연습하는 것'은 사람들이 매일 스트레서로 인해 화를 덜 내도록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또한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스트레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장기간 행복감과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매일의 스트레서를 더 빠르게 극복할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트레스는 덜 축적되며 만성적 불안이나 우울, 삶에 대한 불만족으로 발전하지 않고 더 행복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떠오르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것을 그저 지나가는, 오래 머무르지 않는 정신적 이벤트로 볼 수 있다면, 그것들은 우리 삶의 즐거움을 망칠 수 없다.

 

 

References

Brett Q. Ford, Phoebe Lam, Oliver P. John, Iris B. Mauss. "The Psychological Health Benefits of Accepting Negative Emotions and Thoughts: Laboratory, Diary, and Longitudinal Evid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17; DOI: 10.1037/pspp0000157

 

마음챙김(Mindfulness) 관련 기사 링크 보기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610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석사, 서울고등검찰청 정신건강 자문위원
보건복지부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위원
한국산림치유포럼 이사, 숲 치유 프로그램 연구위원
저서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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