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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의 '수술'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7.09.17 23:09

 

[정신의학신문: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구글무료이미지 (U.S. Department of Defense, Photo Essay)

 

Q: 정신과에서 수술도 하나요?
대학병원 수술실에 정신과라고 적혀있던데..

대형병원 수술 대기실에는 어떤 진료과에서 어떤 수술을 하는지 여부가 표시됩니다.
여기에 '정신건강의학과'가 떠 있는 것을 보고 정신건강의학과(이하 정신과)에서 무슨 수술을 하는지 궁금하셔서 질문을 하신 경우입니다.

우선 답변은 "네" 입니다.
덧붙이자면 "제한적으로 하긴 하는데, 요새는... 글쎄요..." 가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그 수술실에서 했던 것은 수술보다는 '수술실을 사용하는 다른 요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음의 문제를 다루는데 수술이 가능한지 의문을 가질수 있습니다. 우리의 정신이 작동하는 곳이 뇌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신과 수술이 쉽게 뇌 수술임을 생각할 수 있지요. 

 

정신과 수술

사진_위키미디어공용 / 그림_위키피디아

과거에는 정신수술(psychosurgery, 정신외과)라 불렸지만 낙인효과와 같은 우려로 지금은 정신과적 뇌신경수술(psychiatric neurosurgery)이나 특정 부위와 관련된 이름인 변연계 뇌신경수술(limbic system neurosurgery)과 같이 부릅니다.

정신과적 신경수술의 역사는 고대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고대 무덤에서 발견된 두개골과 당시의 문헌을 참고해보면 정신병적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뇌 수술을 시행한 기록을 그 기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모니츠의 수술

사진 좌_위키피디아 우_위키미디어공용

실제로 수술이라 부를수 있는 것은 1930년대에 시작됩니다. 에가스 모니츠라는 포르투갈의 신경학자가 최초로 이러한 뇌 수술을 시행합니다. 모니츠가 시행한 수술은 전두엽 뇌엽절단술(frontal leukotomy) 이었습니다.
(주: 네이버 사전이나 위키 한글사전에도 이를 뇌엽절제술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절제술(-ectomy)의 경우, 잘라내는 것은 같지만 신체에서 적출한다는 의미를 포함으로 절단술로 표기해야합니다. 이우주 의학사전에도 절단술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고안한 길다란 도구를 사용해서 뇌 전두엽와 다른 뇌 부위와의 연결부를 끊는 방법인데, 지금 시각으로 보면 상당히 조악하고, 위험한 수술이죠. 실제로 출혈, 경련 등의 심각한 부작용과 성격변화, 기억손상, 감정조절 장애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모니츠는 1949년 뇌엽 절단술에 관한 연구로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어째든 당시 이 수술법은 정신의학 영역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만한 놀라운 사건이었고, 세계 각지에서 비슷한 수술법이 시행되고 변형되면서 발전하게 됩니다. "정신외과" 라는 분야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여러 문헌을 보면 상상 이상의 많은 환자들이 이러한 수술을 받았던 것에 저도 많이 놀랐습니다.

 

• 현재, 그리고 앞으로

1970년대 이후에는 뇌의 특정 영역을 초점화할 수 있고, 그에 맞는 정교한 수술기법이 발달하면서 정신과적 뇌수술도 이전의 '대충대충'의 수술이 아닌 입체적인 접근 방식을 따르게 됩니다(stereotactic approach). 거기에는 감마나이프와 같은 신기술도 한 몫을 합니다.

70년대 후반부터 이와 같은 수술에 대한 대중의 윤리적 문제와 함께 그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90년대까지 독일, 일본 및 미국의 여러 주에서는 이러한 정신과적 수술이 금지되었고, 지금까지 수술로 특정 연결부위를 자르거나 태우는 등의 방법은 거의 시행되지 않습니다.  현재는 일부 국가에서 실험적인 차원에서 그 대상과 초점을 제한하여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림_Deep brain stimulation (출처_위키미디어공용)

현재 아예 정신과에서 뇌수술이 없느냐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심부뇌자극술(deep brain stimulation, DBS)라는 치료법이 과거의 뇌절단술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뇌의 특정부위에 전기자극을 주는 전극을 심어 특정 부위의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절단보다는 조절하는 개념으로 신경조절술(neuromodulation)으로 그 명칭도 달리하여 불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전의 수술적 접근보다는 부작용도 덜하고 안전하지만 그 효과에 대한 것은 여전히 연구중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영역에 어떻게 발전할까요.

우선 같은 수술적 접근 하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윤리적, 인권적 차원의 문제를 우선시하고, 각과와의 협력이 중요시될 것입니다. 환자 선별에 있어서도 제한적으로 (예를 들면, 비수술적인 치료법을 충분히 시행했음에도 치료가 되지 않는 치료 불응성 환자) 선별하고, 충분한 사전 동의를 받아야함은 기본입니다.

정신과 질환이 뇌질환임은 분명한데 여전히 정확한 뇌에서의 위치를 나타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최근의 뇌영상의학의 초점이 특정 부위 자체보다는 각각의 연결 경로와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부분의 병리를 효과적으로 작용하게 하는 기기가 개발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synopsis of psychiatry
Surgical Approaches in Psychiatry. WORLD NEUROSURGERY. March 2016
Addiction. 2011;106:1535-1536.

 

 

권용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yskwonp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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