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부러지거나 관절이 탈구되지 않았는데 응급실을 찾게 만드는 어깨 질환이 있습니다. 작은 돌 하나가 큰 파장을 일으키지요. 바로 석회화건염(calcific tendinitis)입니다.

석회화건염은 칼슘염이 회전근개 힘줄에 침착되는 질환입니다. 요로결석, 담석 등과 같이 몸 안에 비정상적으로 돌이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회전근개 중 가시위근힘줄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직업과의 관련성, 반복되는 힘줄의 작은 손상 및 퇴행성 변화 등이 원인이 된다는 의견도 있지만 연관관계는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

회전근개의 석회는 형성기 – 휴지기 – 용해기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석회가 점차 침착되는 <형성기>, 반응이 없이 석회가 유지되는 단계인 <휴지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이 지내거나, 우연히 발견됩니다. 있더라도 가끔 간헐적인 통증이나 어깨충돌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몸에서 자발적으로 석회를 없애기 위해서 석회 주위로 혈관을 만들어내는 <용해기>에는 힘줄의 충혈과 활발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갑자기 격렬한 통증이 생깁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생긴 심한 어깨 통증으로 놀라서 응급실에 가는 환자의 대부분이 이때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깨가 후끈거리는 듯한 통증이 주로 어깨관절 앞부분과 어깨세모근 윗부분에 나타납니다. 극심한 통증 때문에 팔을 거의 움직이기 힘든 상태가 되기도 하고, 밤에 통증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정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악화되는데 그곳이 석회가 있는 부위입니다. 석회화건염이 급성으로 나타날 때는 2주 정도, 만성일 경우에는 수년간 통증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회전근개의 파열이 약 25% 정도에서 동반되며, 석회의 크기가 클수록 파열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사진_저자

1) 2017/3/23_간헐적이고 경미한 어깨 통증으로 내원하여 석회 발견되었다. 진통소염제로 증상 소실되었다.

 

사진_저자

2) 2017/6/27_당일 오전 시작된 극심한 통증으로 내원, X-ray 상 석회의 용해 소견 보여 경구 약물과 주사치료로 통증 조절하였고 호전 되었다.

 

사진_저자

3) 2017년 7월 5일; 석회 대부분이 흡수된 상태로 통증은 거의 없어졌다.


다른 회전근개 질환과의 감별도 중요합니다

석회화 건염의 경미한 증상은 일반적인 회전근개 질환과 유사하고, 심한 통증 때문에 팔을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유착성관절낭염(오십견)과의 감별도 필요합니다. 용해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화농성 관절염의 경우 빠른 처치와 배농 수술 등이 필요하므로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관절의 붓기, 체온 증가, 염증 수치 등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어깨 부위에 단순영상검사를 하면 석회의 침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석회의 크기가 작거나 용해기에는 초음파 촬영이 유용하며, 진료실에서 진단뿐 아니라 초음파를 이용한 주사치료가 가능하여 최근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CT는 석회의 위치 확인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치료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고, MRI는 회전근개의 동반 손상을 확인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돌을 빼기 위해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치료의 목적은 석회가 용해되는 자연 경과를 앞당기거나,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통증이 경미할 때는 증상이 나타난 기간과 정도에 따라서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를 1주일 정도 복용하면서 안정하면 통증이 호전되고, 대부분 그 상태가 유지됩니다. 팔걸이로 어깨를 고정하는 방법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2주 이상은 금물입니다. 어깨가 굳어져서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치료에도 통증이 줄지 않으면 석회가 침착된 힘줄 주위나 봉우리 아래 공간에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통증이 극심할 때는 주사침이나 체외충격파치료로 석회를 잘게 쪼개서 제거하기도 하고, 석회가 2cm 이상으로 큰 경우는 석회에 굵은 바늘을 꼽아 세척하는 방법으로 치료합니다. 이런 비수술적 치료로 대부분의 환자가 치료되지만, 3개월 정도 치료해도 통증이 유지되거나 심해질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아쉽게도 석회가 생기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빠른 진단과 제대로 된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니 너무 실망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