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이 만 40세부터 유방 X-선 촬영을 하게 되면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 치밀 유방이라는 말입니다. 덧붙여서 유방 X-선 촬영의 부정확성에 대한 설명과 유방암을 놓치게 될 수 있다는 설명과 함께 하고는 유방 초음파 검사가 필요하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러면 적지 않은 환자들은 대체 치밀 유방이 어떤 질환인지 걱정하기도 하고 일부 환자들은 병원에서 또 검사 시키려고 한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원에 들려서 치밀 유방에 대하여 질문을 하고 초음파 검사를 더 진행하지요.

 

오늘은 그 흔한 치밀 유방에 대하여 좀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세 가지 부분입니다. 첫 번째는 치밀 유방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치밀 유방과 유방암과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치밀 유방이라고 진단을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치밀 유방이라는 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치밀 유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방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이해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방은 크게 피부라는 껍질 안에 지방 조직과 유선 조직(모유를 만드는 유선과 만들어진 모유가 이동하는 유관)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는 지방 조직이 유선 조직을 감싸고 있는 형태입니다. 유선 조직이 유방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느냐가 치밀 유방의 분류 기준입니다. 즉, 유방의 크기에 비해서 유선 조직의 비율이 높은 유방을 치밀 유방이라고 합니다. 그림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림 1. 유방의 해부학_editor

 

이렇게 말씀드리면 높다는 것이 얼마나 높으면 치밀 유방이라고 하는가라는 의문이 드실 텐데요, 아래 (사진 1.)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기준을 나누기는 쉽지 않지만, 치밀 유방은 크게 사진의 형태로 4단계로 구분하게 됩니다. 4단계로 갈수록 치밀도가 높아지는 것이지요. 사진을 잘 보시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1단계의 경우는 대부분이 지방으로 이루어져 검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단계에서 4단계로 갈수록 하얀 유선이 많아 보입니다. 특히 4단계의 경우 유방이 전체적으로 하얀 부분이 분포하며 하얀 부분도 선명한 느낌이 듭니다. 이런 치밀 유방은 어떠한 특정적인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밀 유방은 말 그대로 유방의 유선 조직이 치밀하게 분포한다는 뜻이지요. 미국의 경우 3- 4단계에 해당되는 여성이 50-6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그보다 더 높지요. 폐경 전의 대부분의 여성은 3-4 단계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사진 1. 치밀 유방의 정도_editor

 

그런데 왜 치밀 유방이라고 결과가 나오면 걱정되는 말들을 적어 놓을까요? 이것은 치밀 유방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위험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첫 번째로는 치밀 유방은 유방 촬영상 일부 병변을 가릴 수 있습니다. X-ray 촬영에서는 뼈와 같이 단단한, 즉 X-선을 투과 시키지 않는 조직은 하얗게 나오게 됩니다. 유방의 실질도 X-선을 잘 투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유방 촬영을 해보면 하얗게 나오지요. 그런데 유방의 혹도 X-선을 투과 시키지 않아서 구분이 되게 되는데, 하얗게 나오는 유방 실질이 너무 많으면 유방의 혹도 구분이 되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이런 부분 때문에 바로 치밀 유방인 환자의 경우 유방암의 진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측면으로는 치밀 유방이 가지고 있는 유방암에 대한 위험도입니다. 아주 쉽게 유방암은 유방 실질에서 생기게 되는데, 유방 실질이 없거나 적다면 유방암이 생길 확률도 낮지 않을까요?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었는데,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유방이 치밀할수록 유방암의 상대 위험도가 증가하여 논문마다 수치는 다르지만, 일부에서는 최고 단계의 경우 최저 단계보다 약 4배 정도 높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래서 초음파를 받아보라고 하는 것이지요. 초음파는 그 특성상 유방이 얼마나 치밀하느냐에는 큰 상관없이 검사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치밀 유방 환자분들의 유방암 위험도는 더 높을 수 있는데, 유방 촬영으로는 검사가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초음파 검사를 권유하게 됩니다.

 

그러면 치밀 유방 환자분들은 모두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일까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치밀 유방 환자분들에게 초음파는 거의 유일한 대안 검사 방법입니다. 다른 마땅한 검사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별것 없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 예를 들면 ‘3단계 이상의 치밀 유방은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거나, '4단계 이상의 치밀 유방은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등의 권고안은 없는 상황입니다. Tomosynthesis라고 하는 유방 3차원 촬영기를 이용하면 상황이 더 개선될 것으로 생각되지만 이 장비가 아직은 고가이고 국내에 아직 광범위하게 보급된 상황은 아니어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전까지는 조금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개인적으로는 다른 유방암의 위험도를 고려하여 진행합니다. 예전에 말씀 드렸던 유방암의 위험인자를 고려하여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분들이면 초음파를 권하고 평균적인 위험군에 해당되는 분들이면 초음파를 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병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설명을 드리지요.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거나 하지 않거나는 환자분의 선택입니다. 그렇지만, 그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는 꼭 알고 선택을 하셔야 하겠습니다. 본인이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유방 초음파 검사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됩니다.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치밀유방이라는 말을 듣고 너무 걱정하시지도, 혹은 그냥 무시하시지도 않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