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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에 임신 소식은 모두의 축복을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산모는 앞으로 10개월의 임신 기간과 출산에 대한 걱정이 태산입니다. 최근에는 임신 전 또는 임신 초기에 갑상선 기능 이상으로 진단받아 병원을 내원하는 환자 또한 많습니다. 예비부모들이 많은 인터넷 카페나 포털 사이트에는 임신 중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에 관해 문의하는 글도 많죠.

 

그래서 오늘은 ‘임신 중 갑상선 기능 저하증’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입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이러한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서 일어나는 질환을 말하는데 가임기에 비교적 흔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발생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임신 증상과 혼동되기 쉬워서 진단이 늦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임신 시 산전검사로 갑상선 기능 검사를 하게 되는데, 약 3%의 산모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진단된다고 합니다.

 

 

임신에 갑상선 호르몬은 전반적으로 어떻게 변하나요?

 

임신 초기에 흔히 임신 호르몬이라고 하는 사람 융모성선 자극 호르몬 (human chorionic gonadotropin, hCG)이 갑상선을 자극하는데 그 결과 갑상선 자극 호르몬 (TSH)는 감소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임신을 하지 않은 사람과 같은 기준으로 본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간과될 수 있고, 정상 갑상선 기능을 가진 임산부가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진단될 수 있습니다. 임신 중기부터는 TSH 가 약간 증가해서 출산까지 정상 범위를 유지합니다. 2011년 미국 갑상선 학회에서 제시하는 임신 중 갑상선 자극 호르몬 (TSH) 정상 범위는 임신 기간별로 차이가 있으며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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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 0.1-2.5 uU/mL
임신 중기 : 0.2-3.0 uU/mL
임신 말기 : 0.3-3.0 uU/mL

 

 

임신 중 갑상선 호르몬 이상이 왜 많을까요?

 

임신 중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고 불리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이 가장 많습니다. 그 외에도 갑상선 수술이나 방사성요오드 치료 후 발생한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이 있습니다. 임신 중 갑상선 호르몬 분비와 대사가 변화하고 면역 체계의 변화가 생기면서 갑상선 기능 이상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신 중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태아의 갑상선은 약 10주~12주 사이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임신 초기에는 오롯이 엄마의 갑상선 호르몬이 태반을 통해 아기에게 넘어가게 됩니다. 따라서 이 기간 중에 엄마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태아의 갑상선 호르몬 부족을 일으키게 되죠.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하면 태아의 두뇌 발달 및 신경계 발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기의 정신발육 지연과 신경학적 장애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신 중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조산, 빈혈, 태반 조기 박리, 임신성 고혈압을 유발하기 때문에 산모와 아기에게 모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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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갑상선 호르몬제 꼭 복용해야 하나요?

 

산모는 임신 중 복용하는 약에 예민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많고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줄까 봐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갑상선 호르몬제는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보충해 주는 개념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적절한 용량을 사용하여 호르몬을 유지한다면 태아에게 전혀 해가 없습니다. 또한, 이전에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고 있던 산모라면 임신 중에는 30% 정도 용량을 늘려 복용하게 됩니다. 산모 본인의 체중이 증가하면서 호르몬의 분포가 넓어지게 되고 태아에게 일정량의 호르몬을 태반을 통해 공급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임신 중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했다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갑상선 호르몬은 출산 후 4주~6주에 걸쳐 임신 전 상태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 중 임신했던 환자는 출산 후 4주 후 임신 전 용량으로 감량하고, 임신 중 처음 진단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제를 점차 감량합니다. 갑상선 자가항체가 있는 환자는 산후 갑상선염의 발병 위험이 있고 갑상선 호르몬제를 중단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출산 후 적어도 6개월 까지는 갑상선 기능을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임신 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막연하게 두려워하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의하면서 갑상선 호르몬제 잘 복용하세요. 예쁜 아기와 만날 순간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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