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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도 없고, 직업도 없고, 돈도 없는 알코올 의존 환자들은 특권층이다. 소위 보호 1종이라는 수급비 환자들 이다.
이들은 나라에서 공짜로 치료도 해주고, 수급비라는 형식으로 월 20-30만원 씩의 용돈(술값)도 준다.
이들의 보호자는 인권위원회다.
이들의 집은 정신과 병원이다.

 

배고프면 어느 정신과 병원이든 술 한 잔 먹고 술 냄새만 피우고 가면 대환영이다. 샤워하고 나면 깨끗한 환의로 갈아 입혀서 따뜻한 음식으로 대접을 한다. 잠을 못 자면 수면제로 잠도 잘 자게 해주고, 비타민 등 영양제도 주어서 건강도 회복시켜 준다.


술 생각이 나면 외출을 허가 받아 술을 마음껏 먹고 귀원해서는, 술 깨는 치료를 해달라고 요구도 한다. 술이 취해서 고함도 지르고 폭력도 쓴다. 다른 환자를 구타도 한다. 치료사들이 격리실에 감금 시키면 치료사도 구타한다. 감금시키는 과정에서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인권위원회에 전화한다.

 

환자는 치료사를 구타해도 치료사들은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인권침해라고 생각한다. 치료사들도 주장한다. “환자 인권만 인권이냐 치료사의 인권은 없느냐”고. 주사를 놓아서 조용하게 만들 수도 있으나 주사를 너무 세게 놓을 수도 없다.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자의(自意)로 입원했으니 수틀리면 퇴원하겠다고 주치의에게 협박도 한다. 주치의는 입원 환자수가 적으면 병원 경영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퇴원도 시키지 못한다.


이런 환자들은 전과 기록도 많다. 형무소에 다녀온 사람들도 많다.
정신과 병원을 이들이 점령한다. 조폭의 두목처럼 커피나 음식 등 뇌물을 환자들로부터 받아먹는다. 실제로 조폭에 가담했던 전과자들도 정신과에 입원한다. 의사들도 속으로는 겁이 난다.
목도 졸리고 얻어 맞은 의사들도 많다. 칼에 찔려 죽다가 살아난 의사들도 있다. 생명에 위험도 느낀다. 공포 속에서 진료할 때도 많다. 하루 하루가 전쟁터와 같을 때도 있다.
정신과 의사란 직업을 선택한 우리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며 산다.


지옥이 천당이나 극락으로 변할 때도 있다. 이런 성격장애의 알코올 환자들이 면담 도중 눈물을 흘리며 자기 반성을 하고 앞으로는 바르게 살아야겠다며 주치의에게 감사를 표할 때이다.
이것이 정신과 의사들의 보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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