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리 주치의입니다.

만화에서 보셨듯이 모유의 장점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서 이미 거의 아시는 내용이실 것입니다. 아마도 모유를 일부러 안 먹이는 분은 없으실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모유의 장점에 대해서는 간단히 넘어가기로 하고, 그토록 모유 수유를 갈망하였으나 좌절의 아픔을 맛보았던 도리 주치의와 함께 모유 수유 성공을 위해 시작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까요?

 

사진_픽셀

 

아기에게 선사하는 엄마의 첫 선물  “모유”

 

일단 아이에게 모유는 더없이 잘 만들어진 고급 식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모유 수유는 우리 아기의 중이염, 요로 감염, 패혈증, 당뇨병, 백혈병, 림프종 등의 위험을 낮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죠? 그뿐인가요? 최근에는 완전 모유 수유를 했던 경우 30대 성인이 된 후 IQ도 더 높고, 연봉까지 높았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습니다. 또한 만화에서 보셨듯이 엄마한테도 이롭습니다. 자연 피임의 효과-100%는 아닙니다-가 있고, 자궁 수축을 도와 지혈을 도우며, 산후우울증, 각종 성인병, 관절염, 갱년기전 유방암, 난소암의 위험도 낮아집니다. 또한 모유는 신기하게도 아기의 나이에 맞는 영양성분의 비율로 계속 바뀐다는 사실~ 아시나요? 인체의 신비로움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엄마의 따뜻한 품 안에서 함께 나누는 정서적 교류까지 덤으로 한다는 장점이 있겠죠.

 

WHO는 6개월까지는 모유만 수유해야 하고, 이후에는 이유식을 병행하며, 가능하다면 12개월이 넘어서도 모유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주변에 2년까지 모유 수유를 해주려는 표창장 받을 만한 엄마들도 꽤 있으시더라고요. 상황만 허락한다면 아기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 모유 수유 성공의 비결이 있나요?

 

첫째, 처음부터 최대한 아기와 함께 보내면서 배고파할 때마다 자주 물립니다.
둘째, 최대한 양쪽을 함께 비워줍니다. 초반에는 한쪽 먹은 후 중간에 아기가 잠들면 트림시키거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깨워주세요. 그리고는 반대쪽으로도 함께 수유하여 주세요.
셋째, 수유 자세가 불편하거나 젖 물림이 잘 되지 않아 모유 수유가 잘 되지 않은 경우는 교정 가능한 경우가 많으니, 모유 수유 전문가나 소아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30분 이상 물렸는데도 계속 배고파하는 상황이거나, 젖을 먹으면서 잘 삼키지 않거나, 소변량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면 모유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분유로 보충이 필요하겠고, 이런 경우 컵 수유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혼합수유라도 가능하다면 혼합도 좋습니다. 결국 모유 수유를 지속적으로 거부하게 되면, 젖병 수유가 필요하겠죠. 하지만 아기에게 잘 맞는 분유를 찾았고, 몸무게도 적절히 늘어난다면 더 이상 자책감이나 부족감으로 괴로워하지 않기로 해요. 결과야 어찌 되었든 모유 수유를 성공하기 위해서 각각의 엄마들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저는 충분히 박수받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저의 실패 이유는 초기부터 섣불리 모유 부족으로 판단해버리고 분유를 젖병으로 열심히 먹였던 것이었습니다. 젖병을 물기 시작하면서 유두혼동이 와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유두 혼동이란 아이가 젖병을 물거나 노리개젖꼭지를 물어 본 이후에 엄마의 유두를 물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요, 그래서 전문가들은 대부분 생후 4주 이내에는 가능하면 인공적인 젖꼭지를 물게 하지 않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수유하는데도 모유 부족으로 분유를 먹이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젖병이 아닌 컵으로 먹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입안으로 분유를 부어서 넣어주는 게 아니라 살짝 대주고 빨아먹게 하는 겁니다.)

 

사진_픽사베이

초반에 양이 적은데 분유 보충해야 할까요?

 

사실, 초유는 양이 적긴 하지만 신생아에게 부족하지 않은 양이므로 분유 보충 필요 없습니다. 초유는 면역물질이 농축된 덩어리라고 할 수 있겠으니 한 방울도 남김없이 충분히 빨리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모유에는 신생아에게 필요한 자연적인 설사 작용 또한 있답니다. 그 후 3-4일째 지나면 젖양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되죠. 만약 젖양이 늘지 않는다면, 유방 마사지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아기에게 자주 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모유 보관은 어떻게 할까요?

 

출근을 해야 하거나 건강상 문제로 보관이 필요한 경우에는 양쪽 유방을 같이 짤 수 있는 전동기 유축기가 더 효과적입니다. 매번 사용한 후 뜨거운 비눗물로 깨끗이 세척 후 잘 말려야 하며, 보관은 유리나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해야 하며, 냉장보관 48시간, 냉동 보관은 4-6주까지 보관 가능하지만, 냉동 보관을 한 경우에는 따뜻한 흐르는 물에 담가 빨리 녹이고 24시간 내에 먹여야 합니다. 전자레인지로 해동하면 면역성분이나 비타민이 파괴된답니다.

 

모유 수유 중에 조심해야 할 음식이 있나요?

 

수유모의 추천 열량은 2000-2200kcal 정도 되겠습니다. 그리고 매운 것을 먹이면 매운 똥이 나와 항문이 빨개진다고 김치를 안 먹는 엄마들이 계신데, 그것은 근거가 전혀 없는 내용입니다. 식이 제한 없이 5대 영양소 골고루 잘 드시면 되겠습니다. 카페인은 하루 커피 2잔 이내로, 맥주는 2캔 또는 와인 2잔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분유 수유시 알아야 할 사항은요?

 

항상 무균상태의 식사를 제공하는 모유에 반해 분유는 무균상태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건강한 영아에게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70도 이상의 물로 타서 최대한 세균의 수를 줄여야 하고 세척 후 말린 우유병에, 안내문에 적혀 있는 물과 분유의 비율을 맞춰서 부드럽게 흔들어 줍니다. 흐르는 물에 빨리 식히고 수유 전에 팔목 안쪽에 조금 떨어뜨려보아 체온 정도의 온도인지 확인합니다. 먹다 남은 분유는 과감히 버리시고요. 외출할 때는 액상 조제분유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시중에서 파는 고가의 분유나, 해외배송을 받아 수입 분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종종 있으신데, 분유의 성분이 첨가되어 있는 그대로 우리 아기가 흡수를 해내는 것이 입증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분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분유나 수입 분유를 먹이시는 것은 꼭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단, 치료 목적으로 수입 분유가 필요한 경우가 있으니, 이 경우는 전문의와 상의 후 구매하시면 됩니다.

 

분유의 경우 철분 흡수가 모유보다 덜 되기 때문에 철분 공급을 1-2개월 빨리 시작합니다. 즉 4개월 정도부터 이유식을 천천히 병행하기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모유를 잘 못 빠는 것 같아서 병원에 갔는데, 단설 소대 진단받았습니다. 수술해야 하나요?

 

혀가 짧아서 젖을 잘 못 빠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설소대 절제술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아주 어려운 수술은 아니고 간단히 끝나는 수술이므로 진료를 한 번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한 모유 수유의 사회 홈페이지 첫 화면 우측 상단에 보시면 단설 소대 수술 가능 병원 명단이 나옵니다.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도리의 발달 상태(3-4주)♣

 

이제 엎드린 자세에서 얼굴을 들어 세상 구경하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낮 시간에는 이렇게 엎드린 자세로도 주위를 구경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세요~ 이 시기부터 사람을 쳐다보거나 움직이는 물체를 따라보는 것도 시작하게 됩니다.

 

♣똑똑한 엄빠 되기♣

 

일반 조제분유가 그나마 모유 대체 식품으로 영양학적으로 가장 추천되지만, 상황에 따라 의사 처방함에 특수분유를 먹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성 설사용 분유는 급성 장염으로 인한 설사가 있을 때 대체 가능한 분유이며 소화능력이 저하될 수 있는 젖당의 양을 줄이고 전해질 성분, 단백질 성분을 높인 분유가 되겠으나 열량이 낮아 2주 이내로 단기간만 먹일 수 있습니다.

 

저 알레르기 분유는 젖당이 아예 없고 융단 백도 완전 가수분해된 분유로 우유단백 알레르기 환자에서 치료 목적으로 처방되며, 시중에 파는 불완전 가수분해 분유는 치료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참고문헌

대한 모유 수유의 사회
안효섭 외, 홍창의 소아과학 11판, 2016
Bion V., Evaluating the efficacy of breastfeeding guidelines on long-term outcomes for allergic disease, Allergey, 2016.
Cesar G Victora, Association between breastfeeding and intelligence, educational attainment, and income at 30 years of age: a prospective birth cohort study from Brazil, Lancet, 2015

 

 

글 그림 윤유정 impressives2@naver.com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