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픽사베이

우리나라에 임플란트가 상용화된 것은 30년이 채 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임플란트 대신 틀니나 브릿지를 훨씬 더 많이 하였지만, 지금은 치과와 임플란트는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임플란트 자체는 물론이고 시술 방법도 많이 발전하였습니다. 그만큼 환자들의 기대치도 많이 올라간 면이 있죠. 지금은 임플란트의 성공률만을 따지는 단계를 넘어서 심미성, 시술시간, 그리고 총 치료 기간–대부분 환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십니다.

 

치과치료는 짧으면 짧을수록 좋습니다. 치과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말이죠. 의료기술의 발전은 짧은 진료시간과 진료 기간 모두를 가능하게 합니다. 임플란트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치아를 뺀 부위의 잇몸뼈가 모두 재생된 후 식립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었습니다. 임플란트의 성공률 자체가 지금보다 낮았던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최근으로 오면서 임플란트가 잇몸뼈와 생착하는 원리 연구 및 효율적인 재료 개발에 힘입어 발치 후 즉시 임플란트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즉시 식립하는 임플란트가 더욱 심미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결과도 많이 발표되었죠.

 

즉시 임플란트는 발치 후 뼈 재생에 걸리는 2~3달의 기간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많은 환자분들에게 좋은 치료 옵션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치료방법은 없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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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는 잇몸 뼈라는 대지 위에 지어지는 건물과도 같습니다. 건물을 지을 때에 땅이 평평한 것뿐만 아니라 좋은 토질을 가진 곳에 건물을 지어야 건물이 튼튼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비슷한 이치로, 발치한 공간은 평평하지도 않을뿐더러 토질 검사를 거치지 않은 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질이 좋은 대지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100점 만점에 몇 점짜리가 될지는 예측이 매우 어렵습니다. 예측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에는 발치 후 남아있는 뼈의 두께, 잇몸 염증, 신경 염증, 발치하는 치아 종류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발치 후 얇게 남은 잇몸뼈는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잇몸 염증이 있다면 발치한 공간이 재생이 안될 수도 있죠. 신경 염증은 잇몸 뼈 내에 잔존 세균으로 인하여 임플란트가 생착하는 것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모든 요인을 고려했을 때, 가장 보수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부위는 염증이 없는 작은 어금니입니다.

 

임플란트 식립 기술과 재료는 계속 발전하고 있고 이제는 모든 치아 부위에 즉시 임플란트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환자분들이 치과진료에 있어서 빠른 진료 시간과 짧은 총 진료기간을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의료 영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성과 최종 결과입니다. 잇몸 염증이 심한 큰 어금니 부위는 즉시 임플란트의 심미성과 기능성을 보장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먼저 발치 및 염증 조절 후 잇몸과 뼈의 완전한 치유를 기다렸다가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것이 gold standard입니다. 물론 즉시 임플란트도 가능합니다. 결국 문제는 얼마나 빨리하느냐에 얼마나 완벽히 하느냐이며, 적절한 타협점은 치과의사의 충분한 설명을 들은 후 환자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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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한다고 잘하는 것이 아니고, 늦게 한다고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의료의 질은 최종 결과의 만족도를 환자가 직접 평가해야 합니다. 자신의 상태에 대해서 자세하고 철저히 설명을 듣고 최선의 치료 계획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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