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의정부 성모사랑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유길상 전문의]

 

1854년 프랑스 파리에서 메종 설립, 최초의 옷장 트렁크 개발, 1984년 주식 상장, 대표적 디자이너로는 마크 제이콥스, 세계 최대 규모의 명품 회사,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3초 명품 가방으로 알려진 브랜드는? 바로 루이 비통 (LOUIS VUITTON)이다. 가장 친숙하지만 결코 쉽게 소유할 수 없는 명품 브랜드, 루이 비통이 동대문디지털플라자 (DDP)에서 6월 8일부터 8월 27일까지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 (Volez, Voguez, Voyagez)” 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사진촬영_고혜명

 

루이비통 제품들 중 한국에서 가장 알려진 패션 소품은 핸드백이다. 하지만 최초의, 그리고 루이비통을 대표하는 패션 제품은 여행용 트렁크다. 창업주이자 브랜드 이름이기도 한 루이 비통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철도와 수로 교통의 확산과 여행 인구의 폭발적인 인구에 주목했다. 그리고 VIP 고객을 위해 실용적이면서 고급스러운 여행용 트렁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시대에 따라 고객들의 요구는 달라졌다. 20세기 초 요트 시대, 크루즈 여행객들은 날씨나 시간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의상을 갈아입어야 했고 루이비통은 시대의 변화에 적절하게 반응하며 스티머 백 (Steamer bag) 등의 신제품들을 생산했다. 요트 시대 이후에는 자동차 시대가 찾아왔다. 진취적인 프랑스 탐험가와 여행자들은 아프리카로 떠났다. 루이 비통의 여행 가방들은 멀고도 험한 여정을 떠나는 고객들을 위한 최적화된 제품들을 생산했다. 자동차 시대 이후에는 항공기 시대가 도래 했다. 항공기 교통편을 애용하는 고객들은 부피가 작고 가벼우며 실용적인 요행 가방이 필요했다. 루이비통은 이런 시대적인 요구를 어김없이 만족시켰다.

 

사진촬영_고혜명

 

전시는 여행의 시대 이후로 루이 비통이 예술가들과 협업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루이비통과 예술가들의 공동 작업은 항상 패션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마크 제이콥스와 스테판 스프라우스는 굵은 형광색 모노그램 그라피티(Monogram Graffiti)를 이용하여 루이비통에 역동성을 표현했다. 2003년에는 네오 팝 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와 함께 협업을 하여 화려하고 관능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키치 예술작가로 잘 알려진 제프 쿤스와 함께 레오나르도 다 빈치, 루벤스, 티치아노 등의 명화를 소재로 협업 작업을 하였다.

 

전시 후반부에는 예술적 영감의 나라, 한국과 인연이 된 작품을 소개한다. 한국적의 대표적인 악기인 가야금을 운반하기 위해 특수 제작된 가방, 김연아 선수를 위한 스케이트 가방을 보고 있으면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느낌이 든다. 전시 마지막에는 장인들이 루이비통 제품을 만드는 과정들을 직접 시연하고 있다.

 

사진촬영_고혜명

 

이번 전시에서는 루이비통의 창조성과 완벽함을 추구하는 기업 철학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세부 전시관에 들어 설 때 마다 놀라운 발상과 강박적이기까지 느껴지는, 완벽한 작품 디스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패션 전시의 대가로 잘 알려진 큐레이터 올리비에 사이야르(Olivier Saillard)가 기획하였다. 시대에 따른 루이비통 작품 형태 변화와 함께 세부 전시관의 디스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들이 가기 좋은 날씨이다. 주말에 연인,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DDP에서 열리는 루이비통 전시회에 들러보기 권한다. 단, 전시회에 가기 전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도슨트 프로그램은 모든 날에 이미 마감되었다) 그리고 전시회 관람을 마치고 얇은 지갑 사정으로 루이비통 제품들을 구입할 없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 수 있으니 유념하길 바란다.

 

 

유길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성모사랑 정신건강의학과
가톨릭중앙의료원 수련의, 전공의
(전) 포천시 정신건강증진센터 자문의
(전) 의정부 청소년 쉼터 상담의
대한정신건강재단 해피마인드 상담의, 대기업, 보건소 등에서 다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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