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드라마(psychodrama)는 제이콥 레비 모레노(Jacob Levi Moreno)라는 미국의 유태계 정신과 의사가 창시한 즉흥 연극이자 치료이다.
우리나라 의료 현장에서는 정신치료극이란 이름으로 건강보험 수가가 등재된 집단정신치료(group psychotherapy)로 알려져 있고, 일반 대중에게는 심리극이란 이름이 더 친숙한 것이 바로 사이코드라마이다.
모레노는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프로이트(Freud)의 견해에 대항하는 입장을 처음부터 취하였다. 정신분석은 과거를 지향하지만, 사이코드라마는 미래를 지향한다는 다분히 선언적인 입장을 모레노는 취하였고, 그 후 오랜 기간 동안 사이코드라마와 정신분석은 서로 반목하여왔다.
1960년대 모레노 사후 점진적으로 사이코드라마와 정신분석 사이의 간극은 줄어들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모레노의 부인이자 실질적으로 사이코드라마를 체계화하고 세계로 널리 알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 제르카 모레노(Zerka Moreno)와 그 제자들의 노력에 힘입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 사이코드라마라는 큰 틀 안에, 고전적 정신분석이론 뿐만 아니라 애착이론, 교류분석, 인지행동이론 등을 접목하여 (PTSD를 포함한)트라우마 치료, 가족치료, 부부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75년 김유광에 의해 서울국립정신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실시되었다. 이후 사이코드라마는 본격적으로 집단정신치료의 한 기법으로 정신병원에서 행해지기 시작하였다.
한 동안은 정신질환자들만의 치료방법으로 치부되어 병원이란 울타리 안에 머물렀으나, 1995년 김수동과 용인정신병원 사이코드라마팀이 서울 대학로극장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사이코드라마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일반 대중에게 사이코드라마라는 존재가 각인되기 시작하였고, 그 후 각종 사회복지기관, 기업 및 학교 단체 등으로 그 대상이 확대되었다.
저자 역시 1995년 대학로 공연의 팀원으로서-비록 정신과 전공의 신분으로 보조자아 역할만 간신히(?) 수행- 그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서, 사이코드라마의 효능과 가치를 확실히 알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사이코드라마의 길을 걷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저자가 속한 한국임상예술학회를 포함하여, 여러 학술단체들에서 사이코드라마를 교육시키고 있다. 서로가 약간의 방법론적 차이는 가지고 있지만, 모레노의 사이코드라마 기본 철학들- 자발성, 즉흥성, 창조성의 원리와 역할 이론, 잉여현실, 사회측정학 –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 공연들이 다양한 장소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시대가 흐를수록 사이코드라마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요구가 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아마도 사이코드라마 특유의 즉흥성과 자발성을 강조하는 점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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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95년부터 사이코드라마와 인연을 맺고 지금까지 끊임없이 무대에 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다. 병원과 소극장 그리고 강의실 등 주어진 환경에서 다양한 집단과 사이코드라마를 진행해왔다. 이제 앞으로 연재되는 내용을 통하여 사이코드라마의 실제를 독자들과 함께 경험하고 나누고자한다.
저자소개
사이코드라마 수퍼바이져, 정신과 전문의
現 솔빛정신건강의학과의원 및 한국에니어드라마연구원 원장
現 한국임상예술학회 회장 및 現 한국임상사이코드라마연구소 대표
現 은평구민과 함께 하는 심리극 월간 공연 ' 나를 찾아떠나는 여행' 연출
前 '심리극회 거울과 가면' 및 'ACT심리극연구소' 대표
EBS '가족이 달라졌어요', MBC '사주후愛', 한국직업방송 '新 직업의 발견' 등 다수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