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진화- 몸, 생애사 그리고 건강’(에이도스, 2017) 출간을 기념해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어머니? 혹은 여자? -진화의학으로 보는 여성의 건강’ 편을 연재한 박한선 선생님께서 우리말로 옮긴 책입니다. 그동안 정신의학신문 맘&키즈 칼럼에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독자 분 중 30분을 선정하여 책을 보내 드립니다.

 

사진_여성의 진화(웬다 트레바탄-지은이, 박한선-옮긴이, 출판사-에이도스)

 

• 책 소개 및 역자 인터뷰

 

이 책은 아주 쉽게 쓰였고, 또 최대한 쉽게 옮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아주 쉬운’ 책은 아닙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본적 ‘소양(?)’이 필요합니다. 물론 정신의학신문 독자라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또한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여성의 몸에 대한 순수한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남성 독자는 물론이고, 여성 독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의 몇몇 이야기에 대해, 주변의 여성에게 물어본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 본인도 자신의 몸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 책은 호주 국립대(ANU) 인류학과에서 공부하며 접하게 된 책입니다. 우연히 이 책에 대해서 발표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원치 않게) 통독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책은 소녀 시절부터 사춘기, 초경, 임신, 출산, 폐경 그리고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삶을 짚어 나가면서, 진화적 역사가 여성의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살피고 있습니다. 저는 제 딸과 여동생, 아내, 어머니 순서로 머리에 떠올리며 책을 읽어갔습니다.

 

특히 최근 활발한 다양한 여성 관련 담론은, 주로 ‘남성과 관련된’ 여성적 측면에 대해서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성에 비해서’ 여성의 키가 작거나 혹은 공감 능력이 뛰어난 생물학적 이유, 아니면 ‘남성에 비해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거나 혹은 비공식적 네트워크가 우수한 사회문화적 이유 등과 같은 것이죠.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남성 이야기가 별로 안 나옵니다. 여성의 유방은 남성을 유혹하려는 목적이 있다거나 여성은 돈 많은 남성을 선호한다는 식의 ‘진부한’ 진화심리학적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 수백만 년 동안 어떤 진화적 압력이, ‘여성’의 몸과 마음을 빚어왔는지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남성과 무관하게 말이죠.

 

며칠에 걸쳐 밤새워 책을 읽게 만든 이유가 바로 이 점입니다. 책의 내용도 아주 흥미진진하며 잘 읽히도록 쓰였을 뿐 아니라, 여성과 남성에 대해 불필요한 ‘주장’을 늘어놓지 않습니다. 사실 여성 혐오, 남성 혐오의 사회적 분위기는, 남성이 여성을, 그리고 여성이 남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남성을 ‘이웃집 살인마’로 몰아붙이거나, 여성을 ‘성을 파는 출산기계’로 보려는 잘못된 인식은, 서투른 진화심리학이 남긴 잘못된 유산입니다.

 

이 책은 아주 균형이 잘 잡힌 책입니다. 원시 시대로 돌아가자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제시하지 않습니다. ‘각성하지 못한’ 여성을 비난하거나, ‘죄를 깨닫지 못하는’ 남성을 탓하지 않습니다. 영겁의 세월동안 생존과 번식이라는 거대한 다윈주의적 압력 하에, 여성이 겪어 온 수많은 고통과 질병을 있는 그대로 알려 줍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누어 명확하게 제시해 줍니다.

 

사진_픽사베이

 

페미니즘적 관점에서도 이 책은 아주 ‘똑똑’합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의학의 영역에 페미니즘이 개입하게 되면서, (다양한 의학적 이슈)에 대해서 과거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페미니스트의 비판에 힘입어, 지난 수십년 동안 다양한 의학 용어들이 수정되어 왔습니다……”  평생 여성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를 해온 웬다 트라바탄은, 이 책을 통해서 여성에 대한 의학적 치료와 처방에 사회문화적 그리고 진화적 시각이 포괄될 수 있도록 시도합니다.

 

의과대학에서는 ‘질병’이 아닌데도, ‘입원’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출산이라고 배웁니다. 임신과 출산을 ‘질병’으로 간주하지 말라는 뜻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의료 현실에서 거의 모든 여성들이 경험하는 ‘남성과 다른’ 신체적, 정신적 현상은 ‘치료되어야 하는 상태 혹은 질병’으로 취급됩니다. 예를 들어 초경 무렵 나타나는 소녀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는 종종 ‘질병’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출산이나 폐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모든 여성이 겪는 당연한 변화지만, 남성들은 경험하지 않기 때문이죠. 반대로 ‘초경’을 하지 않는 남성을 ‘비정상’으로 볼 수도 있을텐데요. 물론 그런 식의 의학적 ‘미러링’도 잘못된 것입니다. 웬다 트라바탄은 의학계의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서, 아주 현명한 방법으로 반대합니다. 어떤 면에서 가장 근본적인 의미의 ‘페미니즘’ 의학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옮기면서 한국에 비슷한 책이 있는지 찾아보기도 했는데, 정말 하나도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탄생, 사이언스북스. 2010’이나 ‘여성은 진화하지 않았다, 서해문집. 2006)이 그나마 여성의 진화를 인류학적으로 다룬 책이지만, 그 주제나 방향은 전혀 다릅니다. 여성이 일생동안 겪는 신체와 정신의 변화에 대해서 진화의학적으로 다룬 책은 전무했습니다.

 

본 책에는 산부인과와 관련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옵니다만, 여성정신의학과 관련된 내용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여성 호르몬이 여성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미치는 다양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효과에 대한 진화적 설명은 아주 흥미롭습니다. 인간의 사고와 감정은, 신체와 달리, 사회와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최근 수백년 사이에 일어난 여성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가, 과연 현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 지 짐작해보는 것도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이 책의 내용을 일부 요약해서, 정신의학 신문-네이버 맘키즈 칼럼에 연재했습니다. 하지만 칼럼의 성격상, 책의 내용을 1/100도 담고 있지 못합니다. 본 책을 통해서 네이버 맘키즈 여러분들이, 여성의 몸과 마음에 대해서 좀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칼럼을 응원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 신청 방법:

댓글로 그동안의 칼럼에 대한 소감, 혹은 새 책에 대한 기대를 달아주세요. 임신, 출산, 육아 문제로 고생하는 어머니들을 위한 응원 문구도 좋습니다. 다양한 건강 문제로 힘들어하는 현대 여성들을 토닥토닥 위로하는 말도 좋습니다. 개인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나, 네이버 북, 알라딘,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의 100자평, 리뷰, 기대평 등에 책에 대한 기대와 응원의 말을 같이 달아 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링크 달아주세요).

 

• 신청기간:

2017년 6월 12일부터 2017년 6월 20일까지

 

• 당첨자 발표:

20일 이후 추첨하여 공지드립니다. 연락받으실 이메일 주소 남겨주세요.

 

• 책 구입 방법(인터넷 서점 바로 가기):

인터넷 서점 알라딘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09475088

 

교보문고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85415147&orderClick=LAG&Kc=

 

Yes24

http://www.yes24.com/24/goods/40926975?scode=032&OzSrank=1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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