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저는 갑상선이 있어요."

"어머니께서 갑상선이 있어서...."

"동생이 갑상선이 생겨서 수술했어요.."

 

진료실에서 흔히 환자분들이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오늘도 저에게 오셔서 이렇게 말씀 하시곤 합니다. 그러면 저는 다시 이렇게 여쭈어 봅니다.

 

“갑상선 항진증인가요? 아니면 저하증인가요?”

 

'갑상선'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상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의학용어라 생소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갑상선의 기능 이상은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경우로 나뉘기 때문에 더욱 혼란스럽지요. 사실 갑상선이라는 내분비 기관-호르몬을 생산, 분비하는 기관-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갑상선이 있어요."가 아니라, “저는 갑상선에 OO 병이 있어요" 라고 말하는 것이 맞습니다.

 

이렇게 헷갈리게 하는 갑상선 질환에 대하여 앞으로 몇 회에 걸쳐서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갑상선 항진증 혹은 저하증은 무엇이며 어떠한 상태인지, 갑상선 정기 검사는 필요 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래도 되는 것인지, 더 나아가서는 갑상선 암 수술이 필요 없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그래도 괜찮은 것인지 등등 여러 주제를 가지고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오늘은 가장 기본적인 갑상선은 어디에 있고, 우리 몸에서 어떠한 일을 하는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진 닥터단감

 

갑상선은 목의 앞쪽 약간 아래 부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턱끝 쪽보다는 쇄골 쪽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공기의 통로인 기도의 앞과 옆을 나비모양으로 감싸고 있습니다. 연령과 성별, 체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성인에서는 보통 20g 내외이고 기도와 식도, 경동맥과 경정맥 그리고 성대를 움직이는 되돌이 후두신경 등 중요한 구조물들과 사촌이지요.

 

이런 갑상선은 내분비 기관으로 호르몬을 생산하여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머리에 있는 시상하부라는 곳에서 호르몬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받게 되면 뇌하수체에서 갑상선 자극 호르몬 (TSH, Thyroid-stimulating Hormone)이 나와 목의 갑상선에서 갑상선 호르몬 (T3, T4) 만들어 분비하도록 자극하게 됩니다. 즉, 시상하부 및 뇌하수체는 주문을 받는 사무실이고 갑상선 자체는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는 공장인 셈입니다. 이 사무실과 공장의 주문장이 바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이지요.

 

이렇게 갑상선에서 만들어진 갑상선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면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게 되는데, 신체의 대사와 성장을 조절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기초 대사를 높이고, 산소 소모를 증가 시키며,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합성과 분해를 촉진합니다. 또한 심장 박동수를 유지시켜주며 위장관 운동도 촉진 혹은 지연 시킵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있어서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태아의 뇌 발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겨우 20g 남짓의 작은 갑상선입니다.

 

이렇게 작은 갑상선은 우리를 가끔 아주 피곤하게 만듭니다. 어떻게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가에 대하여 다음 시간부터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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