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성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중반 여자입니다. 저희 가족 구성원은 저, 여동생, 남동생, 부모님, 조부모님입니다. 조부모님은 본가에 계시다가 농사가 시작되는 봄에 저희 집에 오셔서 겨울이 다 끝날 때쯤 다시 본가로 가시기 때문에 거의 같이 산다고 보시면 됩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저희 엄마는 조부모님이 오시는 순간 모든 자유가 사라집니다. 삼시세끼를 꼭 차려드려야 하고, 맛이 없으면 바로 불편한 티를 내십니다. 엄마는 조부모님 식사를 챙기느라 일상적인 외출은 거의 하지 못하시고, 외출을 하시더라도 조금이라도 늦으면 바로 아빠에게 닦달하는 할머니 때문에 언제나 급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오시곤 합니다.
그리고 조부모님은 제 앞에서도 저희 엄마의 흉을 보시거나 “아빠가 엄마를 만나지 않았으면 고생을 덜 했을 거다.”, “집안일을 도와주지 말아라.” 등의 말을 하십니다. 또한 남아선호 사상으로 인해 아빠나 남동생이 집안일 하는 건 절대 못 보시고 집안일을 하는 건 당연히 엄마의 몫이기 때문에 고마워할 필요가 없다는 못된 심보를 내보이시곤 합니다. 때문에 저는 할머니로부터 상식적이지 않고, 남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야 했어요.
이러한 조부모님의 만행으로 외향적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엄마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힘들어하셨고 저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하셨어요. 이제 막 고 3 생활을 마친 저는 학업 때문에 아예 모르고 살던 집 내부 상황을 다 알게 되었습니다. 엄마의 하소연을 들으면서 점점 할머니, 그리고 중재를 전혀 하지 않는 아빠에게 분노가 솟아올랐어요.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곧 엄마에게 닥칠 것 같은 일들이 다 예상이 되어서 마치 제가 엄마인 듯이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엄마 대신 화를 내기도 하고 눈물도 많이 흘리게 되었고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할머니 밑에서 자란 아빠도 저희 가족을 무척 힘들게 했습니다. 물론 저를 사랑하는 것은 알지만 그동안의 이기적인 모습 때문에 저희 가족들은 할머니 다음으로 갈등을 많이 겪어야 했어요. 본인의 기분이 나쁘면 물건을 던지거나 고함을 지르는 등의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 일도 하지 않으셨고요. 가족들의 생일도 제대로 같이 보내주지 않을 정도였지만 기분이 좋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행동하셔서 아빠의 기분에 따라 집안 분위기는 마치 롤러코스터 같았습니다.
결국 올해 여름에 갈등이 터져 여동생과 함께 아빠에게 그동안 서운했던 이야기들과 할머니에 대한 불만 등을 모두 털어놨습니다. 물론 할머니는 이 사실을 모르시고요. 아빠는 그 이후부터 저희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었고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이 아니더라고요. 며칠 전, 엄마가 오랜만에 만난 지인분과 담소하느라 일을 좀 못했다고 아빠가 화가 나서 그냥 차를 타고 나가 버리셨어요. 고쳐질 듯 하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아버지의 이기적인 성향과 영영 바뀌지 않을 할머니의 태도 때문에 앞으로도 고생하실 엄마가 가장 걱정이 됩니다. 저는 공무원 공부를 했어야 했지만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이러저러한 집안 사정을 도저히 외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정말 공부를 해야 하는데 제가 없으면 엄마가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하며 상처받을 생각에 공부에 집중도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할머니가 본인은 죽어도 밥을 하지 않겠다는 식의 말을 하시는 등 저는 그동안의 일들이 쌓이고 쌓여 더 이상 친가 쪽 사람들은 사람 취급을 하지 않겠다는 심산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어요. 얼굴도 보기 싫고 눈도 마주치고 싶지도 않아 저녁식사 외에는 거의 방에 처박혀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냥 차라리 엄마가 도망을 갔으면 좋겠고 이혼을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저나 동생이 할머니에게 따지면 엄마 입장만 곤란해지고 가시방석이 된다는 걸 알기에 아무것도 못하는 이 상황이 너무 스트레스 받습니다.
요즘에는 살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들고 죽고 싶은 생각까지 들어요. 툭하면 눈물도 나고 거의 한달 가까이 분노의 묵언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매이지 않고 살라고 하지만 7년 동안 당한 일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계속 과거의 나쁜 기억을 되뇌게 되고, ‘조부모님은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 증오를 멈출 수 없습니다.
제가 엄마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져야 공부에 집중을 할 수 있을지, 아빠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앞으로 어떤 마인드로 인생을 살아야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지 너무나 간절하게 구체적인 해답을 듣고 싶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사연자님, 사연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가족은 참 다루기 쉽지 않은 주제입니다. 대부분 오래도록 문제가 지속되어 온 만큼, 해결되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가족은 ‘건강한 거리 두기’가 매우 어려운 관계입니다. 대부분의 대인관계 문제는 타인과 나 사이의 건강한 경계선을 세울 수 있을 때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가족 관계는 혈연이라는 이유로 많은 영역을 서로 침범하고, 각자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기 어려워하는 사례가 참 많습니다.
사연자님의 가정 역시 건강한 거리 두기가 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 오래도록 쌓인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각자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이전보다 덜 스트레스를 받으며 가족들을 대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사연자님도 현재 잘 설명해 주신 것처럼, 현재 어머니의 입장에 많이 동일시되고, 고통에 크게 공감하게 되면서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경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곧 시험 준비를 해야 하니 본가에서 나와서 오롯이 시험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시죠. 고생하실 어머니가 많이 신경 쓰이고, 부당한 관계 구도를 바꾸고 싶은 마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분노도 느껴집니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이지만, 이 감정을 당장 모두 해소할 수는 없습니다. 감정은 품고 가더라도 사연자님이 취할 수 있는 마음의 태도에 따라 감정의 무게는 달라질 것입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어머니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힘이 쌓이는 시간을 충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사실 조부모님과 어머니와의 갈등 문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맺는 ‘부부 관계’가 더 공고해지면 좀 더 개선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왜 사연자님에게 시댁 어른과의 문제를 하소연해야 합니까. 시댁 어른들로 인한 고통은 남편과 함께 다루어야 하는 영역입니다. 자녀에게 시댁 어른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상황은 건강한 해결 방향은 아닙니다. 자녀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님에도 마냥 분노와 같은 고통감만 자녀에게 전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가 공감받고 잠시 기분은 나아질 수는 있어도,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되진 않습니다. 사연자님께서는 앞으로 어머니의 고통을 들어 주는 역할이 남편인 아버지가 되도록, 경계를 다시 세우셔야 하겠습니다.
어머니께 솔직하게 말씀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엄마 일을 나의 일처럼 느끼면서, 하는 일에 손이 안 잡힐 정도로 화가 난다, 우울하고 살기 싫은 마음도 든다. 이 감정이 엄마가 평생 느껴 온 감정들인가 싶었다. 이제는 엄마께서 참지 말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자식한테 얘기하는 것도 해결 방법은 아니다. 사실 엄마께서 그동안 쌓인 감정들을 건강하게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신 것 같다. 상담을 받으면서 현재 스트레스를 다루시고, 가족 관계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돌아보면서 힘을 회복하셔야 할 것 같다. 예전처럼 잘 공감해드리지 못해도 서운해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나는 치료자가 아니라서 어차피 한계가 있다. 그리고 나도 내 일상을 지켜야 하고, 할머니에 대한 원망감으로 하루 종일 기분을 망치는 것보다 당장 할 일을 하고, 내 앞가림을 잘하는 게 진짜 효도라고 생각한다. ”
이렇게 입장을 표현하세요. 시댁 어른들의 지나친 간섭에 대해 적절한 선을 긋는 역할은 결국 당사자인 어머니가 해야 합니다. 남편과 소통하여 자신의 편이 되어 주도록 설득하고, 남편이 어떻게 중간 역할을 하기 바라는지 어머니가 직접 아버지에게 요구해서 남편의 개입도 부가적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심리적으로 단단해지셔야 하겠지요.
그래서 어머니에게는 치료적인 소통의 채널이 필요합니다. 외부의 지지적인 대상을 만드시도록 권하세요. 전문가와 함께 현재 삶의 스트레스를 점검하고,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객관적인 피드백을 들어보시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문가와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연습이 익숙해지면, 남편과 시댁 어른과의 소통 문제를 다룰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어머니 역시 성인으로서, 자신을 더 잘 알아가고 성장할 잠재력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도 성장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사람의 지지자로서 어머니가 한 차례 당신의 틀을 깨고 나올 수 있기를 응원하면서 기다려 주십시오.
어머니가 그동안 심각한 심리적, 신체적 증상 없이 지내 오신 모습을 보면 강한 면모가 있으신 분입니다. 어머니가 별로 문제해결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그 역시 어머니의 의사이므로 존중해 주십시오. 자녀가 보기에 더 나은 선택, 건강한 방향이 뚜렷하게 있더라도, 당사자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심리적으로 준비되기까지의 시간과 속도가 내 생각과 다를 수 있음을 존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취하셔야 하는 태도는 형제자매끼리 단결하는 것입니다. 다 같이 아버지에게 불만을 말씀하신 일은 참 잘하셨습니다. 물론 단번에 변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형제자매가 세 명이니 가족 내에서 ‘다수’가 될 수 있습니다. 셋이서 자주 소통하여 입장을 정해 놓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사연자님이 부담을 덜고 시험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동생들에게 협조를 구해야 합니다. 시험공부에 들어간다면 ‘집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서는 일주일에 하루, 동생들 또는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듣고 두 시간 정도의 에너지를 쓴다.’ 이렇게 규칙을 정해 두고 사연자님의 에너지를 관리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형제자매가 의견을 모아 이야기할 때, 무작정 어머니의 대변인이 되어서 이야기하지 않도록 유의하세요. 대변인이 되면 엄마 & 자식 vs 아빠 &. 시댁 어른의 갈등으로 더 점철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의 대변인으로서 이야기하는 입장은 조부모님이 어머니를 더 비난할 여지를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집안일을 혼자서만 다하는 것이 얼만큼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지, 나누어서 분담하는 것이 어떻게 더 효율적인지를 중심으로 설득하는 게 낫습니다. 조부모님을 제외한 식구가 가족회의를 먼저 하세요. 집안 내에 모든 일거리들을 적어 두고, 요일별로 누가 무엇을 맡을 것인지 당번을 정하세요. 그리고 최소한으로 부담되지 않을 선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맡을 일거리도 지정하세요. 모두가 공평하게 집안일을 어느 정도 하는 문화를 만들기로 협의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 가족회의 결과는 아버지가 조부모님에게 말씀하도록 하셔야겠지요. 이때 어머니의 개인 시간과 휴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일단은 아버지가 하셔야 합니다. 어머니가 주장하는 힘이 아직 약할 경우에는 아버지가 힘을 실어 주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가 어머니를 무시하고 있기에, 집안에서 무시받을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을 대상이라는 점을 가족 모두의 태도에서 느껴지도록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어야 합니다. 남편이나 자녀에게도 엄마에게 무의식적으로 함부로 하는 태도가 있었다면 이것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어머니가 존중받는 가족 문화는 할머니뿐 아니라 다른 가족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세 번째 태도는 먼저 아버지를 ‘편’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모시는 동시에 아내와 세 자녀를 신경써야 하는 입장입니다. 자녀, 아버지,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각자 다 잘 해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대부분 어느 역할은 포기하거나 순위에 밀리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중간에서 균형을 잘 잡기 위해서, 상대방이 그 역할을 일깨워 주어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할머니의 입김이 너무 세서 아들 역할에 많이 치우치신 것 같습니다만, 아버지로서의 자리, 남편으로서의 자리를 되찾아 주셔야겠습니다. 자녀와 어머니가 해야 할 역할이겠지요. 아버지가 가족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으며, 아버지가 엄마와 자녀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인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형제자매가 그동안 쌓인 부정적인 감정을 아버지에게 쏟아내고 호소만 해서는 쉽게 변화되진 않습니다. 비난보다는 칭찬이 의욕을 이끌어 내는 데 효과적인 것을 아실테지요. 따라서 아버지의 입장 역시 인정하고 지지해 주시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원망감이 많은 지금 시기에 아버지를 지지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혼자서 감정 정리가 어렵다면 사연자님께서도 심리상담을 통해 부모님과의 관계를 정리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아버지의 기분 변화가 극심하여 어머니와 자녀분들이 눈치를 많이 보며 살아오신 것 같습니다. 감정을 있는 대로 다 드러낸다는 것은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스스로 잘 이해하고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도 버거운 상황에서는 타인의 감정이 들어올 공간이 없습니다. 자기중심성이라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욕구와 감정, 생각이 가장 중요하기에 타인은 순위에서 밀리게 됩니다.
아버지를 포함하여 조부모님은 어쩌면 자기중심성이 강한 상태로 오래 살아오셨습니다. 타인의 입장을 생각할 정도의 공간이 부족한, 매우 좁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갇혀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 평짜리 원룸에 사는 사람에게는 자기 한몸 눕는 것만으로도 버거워서, 타인을 절대 들일 수 없는 법이죠.
그것이 자기중심성이 강해 타인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분들이 가진 한계입니다. 그 한계는 누구의 잘못이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사연자님이 느끼는 분노는 어찌 보면 허무하기도 합니다. 그 분노는 ‘도대체 왜 그분들이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행동할 수는 없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옵니다. 그런데 사실 그분들은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유일한 선택지만 가진 사람들입니다.
사연자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사연의 제목에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라고 적어 주셨습니다. 자신의 태도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연자님은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고, 상황을 잘 판단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연자님이 적어도 부모님보다 더 큰 내면의 공간을 가진 넉넉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태도가 변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그분들보다는 사연자님일 가능성이 큽니다.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달라지지 않는다 해도 지나치게 실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여전히 타인에 대한 기대, 내가 원하는 타인의 모습이 포기가 되지 않아서 오는 좌절감과 분노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연자님이 언젠가 취해야 하는 삶의 태도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나의 모습, 타인의 모습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한계를 직면하고 수용하는 것은 무척 실망스럽고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사연자님이라면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겁니다. 상대방이 가진 한계를 오롯이 수용할 때, 상대방에 대한 나의 기대를 현실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대부분의 고통감은 기대감을 조절함으로써 소화할 수 있습니다.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에 조급해하지 마시고, 장기적으로 보십시오. 모든 가족 구성원에게 각자 변화하고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사연자님과 사연자님의 가족 모두를 응원하겠습니다.
당산숲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성찬 원장
(전)수도군단 의무실장.아산정신병원.다사랑중앙병원 진료원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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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말씀은 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위안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