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신의학신문입니다. 오늘은 공덕역 인근에 새로 오픈한 온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의 김총기 선생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정신의학신문]
안녕하세요 선생님. 개원을 축하드립니다.
[김총기 원장]
네 감사합니다.
[정신의학신문]
온안, 이름이 굉장히 따뜻하고 예쁘네요. 무슨 뜻인가요?
[김총기 원장]
네, 원래 온안이라는 뜻은 ‘온화한 얼굴’이라는 뜻입니다. 병원에 오시는 환자분들이 근심과 걱정을 덜고 온화한 얼굴을 되찾아가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기도 했고, 또 따뜻할 온(溫)자를 써서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기도 했습니다. 기자님도 오늘 온안한 얼굴이 되어서 돌아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정신의학신문]
네 감사합니다.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병원 내부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것 같네요. 온안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그럼 주로 어떤 질환들을 진료하고 계신가요?
[김총기 원장]
기본적으로 성인 정신건강과 관련된 대부분의 질환들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공덕역 위치가 특성상 직장인 분들도 많고, 주변에 거주하시는 주민 분들도 많고, 다른 곳에서 이동하면서 경유하시는 분들도 많다보니 굉장히 다양한 환자분들을 보고 있습니다. 특히 공덕이나 마포 인근의 사무실에서 근무하시는 직장인 분들이나 여의도, 광화문 쪽의 직장인 분들이 많이 찾아주시는데, 직장 내 업무 스트레스나 동료, 상사와의 대인관계로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공덕역 인근의 주민 분들 중에서도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우울감,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육아 우울증 같은 문제들로 내원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특별히 정신질환이 없다고 하더라도 정신건강을 한번 돌아보고 싶으신 분들 분들 모두 진료하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아, 그러시군요. 말씀을 들어 보니 저도 한 번쯤은 경험해 보는 일들 인것 같은데 꼭 큰 장애가 있어야만 정신과를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보군요.
[김총기 원장]
네, 물론입니다. 요즘에는 예전에 비해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정신과 치료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오해를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정말 큰 정신병에 걸린 사람만 정신과에 가는 거라고 말이지요.
그런 오해들이 왜 생겼을까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는데, 근본적으로는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긴것’은 곧 ‘그 사람 자체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의 오해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감기에 걸려서 열이 나거나, 골절이 생겨서 깁스를 하고, 염증이 생겨서 수술을 하면 눈에 보이는 문제가 있으니까 다들 몸이 아파서 그런가보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하고 생각해 주잖아요?
하지만 마음건강은 아무래도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보니,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해서 마음건강에 부침이 생겼을 때, 그걸 단순히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 자체가 무슨 문제가 있구나 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애초에 우리의 마음과 몸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이고, 마음건강과 신체건강을 이분법적으로 분리해서 생각한다는 개념 자체가 오류가 있을 수밖에 없는 개념입니다. 마음의 문제도 팔다리 위장관의 문제들이나 모두 결국은 매한가지입니다.
누구나 아플 수 있고 또 당연히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 온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도 특별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진료하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네 그러고 보니 김총기 원장님께서는 개원전부터도 그렇게 일반인 분들을 위한 마음건강 이야기를 많이 해오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하셨던 활동들도 그런 맥락이었군요.
[김총기 원장]
네 맞습니다. 꽤 오랫동안 정신의학신문을 비롯해서 여러 많은 온라인 매체에 정신건강 관련 칼럼을 써오고 있습니다. 또,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활동하기도 했었고요. 기본적으로는 정신건강, 마음건강이라는 이슈가 몇몇 특별한 사람들에게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해왔던 활동이라고 이해해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제가 썼던 책이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었는데요, 제목을 지었던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범한 사람들 누구나 그런 순간들을 공감하시기 때문이지요. 꼭 무슨 병이 있는게 아니더라도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 순간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시지 않으신가요?
그러한 크고 작은 경험들에서 오는 궁금증과 호기심이 마음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또 스스로의 마음건강을 돌아보고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여러가지 저술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그러고 보니 저도 돌이켜보고 나면 ‘내가 왜그랬지?’, ‘아, 나도 진짜 내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싶었던 순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 건강검진을 받듯이 마음건강검진을 받아 볼 수 있는건가요? 어떻게 해야 할 수 있는 건가요?
[김총기 원장]
네, 당연히 마음건강도 검진을 받고 관리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X-ray나 CT처럼 마음을 들여다보는 영상검사는 없고, 또 혈액검사처럼 정확한 기분과 불안 수치를 알려주는 검사도 없습니다. 다양한 검사들이 활용되고 있지만 대부분 보조적인 지표일 뿐, 마음의 상태를 분명하게 알려주는 객관적인 검사는 아쉽게도 아직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자기보고식 검사나, 전문의가 환자와 직접 대화하고 관찰하면서 평가하는 검사를 통해서 마음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객관적인 잣대를 통해서 스스로를 평가하는 작업 그 자체만으로도 나의 마음을 한번 더 되돌아보는 작업이 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이나 스스로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 전문가의 시선에서는 또 다르게 비춰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나 괜찮아. 비교적 잘 살고 있어.”라고 말씀하시면서도 막상 자기보고식 설문 검사를 할 때에는 많은 문항들에 '우울감' '불안감' '좌절감' 등을 보고하는 것을 보곤 합니다. 전체적인 나의 상태를 모호하게 판단하기보다는 구체적인 항목들을 하나씩 체크해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정신의학신문]
그렇군요. 저도 조만간 병원에 방문해서 검사를 받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그러면 원장님께서 추천하시는 스스로의 마음 관리 방법이 있다면 한 가지만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요?
[김총기 원장]
마음을 관리하는 방법은 몸을 관리하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어떤 왕도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근력운동이 더 필요하고, 어떤 사람은 유산소가 더 필요한 것처럼 마음 관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또 그 방법이나 강도도 사람에 따라 매우 천차만별입니다. 전문가와 함께 마음건강 관리를 계획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그것 때문입니다. 더욱이 마음에 병이 있어서 치료를 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면 더더욱 전문가와 함께 마음 관리 방법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운동을 하더라도 혼자 하는 것과 전문가와 함께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 것, 병원에서 재활 트레이닝을 받는 것이 모두 다르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어렵지 않게 시작 할 수 있는 방법 중,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한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있다면 바로 '마음 챙김'입니다. 마음챙김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명상입니다. 요가나 태극권 같은 운동들 또한 마음챙김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죠. 그 밖에도 다양한 많은 방식을 통해 마음 챙김을 할 수 있습니다.
명상이라고 하면 뭔가 어렵게 느껴지실지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명상을 통해 마음챙김을 하는 이유는 눈을 감고 좌선하면서 무슨 도를 깨우치거나, 영원한 편안함을 찾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물론 궁극적으로 마음의 편안함에 도달할 수야 있겠지만, 명상을 하는 가장 첫 번째 이유는 우리가 '현재'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입니다.
마음챙김에서는 우리가 번뇌에 휩싸이는 근본적인 이유가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 또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우리의 마음이 팔려 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과거와 미래는 지금 여기에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지금 여기에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을 지금 '내가’ 있는 ‘이곳’으로 발붙이는 방법이 바로 마음챙김이자 명상인 것입니다.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호흡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24시간 쉬지 않고 호흡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것을 잊고 살아갑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현재에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것을 잊고 과거나 미래에 팔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호흡은 오직 현재에만 존재합니다. 과거의 숨을 다시 쉬거나, 미래의 숨을 미리 땡겨 쉴 수는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호흡에 집중하고 들숨과 날숨을 느끼고 있는 동안에는 온전히 현재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호흡에 한번 집중해 보세요.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현재에 있다는 감각을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정신의학신문]
그렇다면 그런 마음챙김을 이용해서 실제로 환자분들의 진료에도 활용하고 계신가요?
[김총기 원장]
네, 물론입니다. 마음챙김은 불교의 명상에서 시작되었지만, 많은 정신의학자들의 손을 거치며 정교하고 구조화된 심리치료법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치료적인 효과 역시 많은 연구를 통해 충분히 입증되어 있지요. 환자부들의 질환과 상황, 컨디션에 따라 마음챙김을 활용한 심리치료 방법을 적절히 사용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정신의학신문]
네, 선생님 말씀만 들어도 제 마음이 조금은 더 편안해지는것 같습니다. 그러면 끝으로 독자분들께 남기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김총기 원장]
누구나 힘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힘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움을 받으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원래의 나로 돌아가기 위해, 지금의 나를 돌아보기 위해, 혼자서 끙끙대기보다는 부담 없이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을 넘어 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정신의학신문]
네 감사합니다. 공덕역의 온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김총기 원장님이셨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김총기 원장]
네 온안히 가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