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으로 나를 챙기는 법 (4)

우울증, 스트레스 감소 및 완화,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응용되고 있는 ‘마음 챙김(Mindfulness)’. 어떤 점이 내게 도움을 주고,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마음 챙김을 제대로 알고 우리의 마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며 2021 불안의학회와 함께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성준입니다. ‘마인드 풀니스 기반 치료’는 앞에서 나온 이야기와 같이, 존 카밧진 박사가 MBSR(불교의 명상법을 이용해 개발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을 의학용어로 도입한 MBCT(마음 챙김 기반 인지 요법)가 시작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싶어 하는 이유로 마음 챙김과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요. 그렇다면 MBCT 즉, 마인드 풀니스는 실제 치료과정에 어떠한 방식으로 도움이 될까요?

 

환자들에게 실제로 사용하는 MBCT 8주 프로그램은 이렇습니다.

1기. 마음 기반 인지 치료에 대한 기본 개념

2기. 불안장애 및 특징인 사고방식, 자동사고, 자동조정 이해

3기. 환자 개개인이 가진 특징적인 불안 정서에 대해 서술

4기. 현재에 머물기

5기. 수용하기

6기.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는 명제 공부

7기. 재발 방지, 현실 생활 속 사용하는 현실 적용하기

8기. 위에 대한 흐름을 갖고 치료

 

사진_freepik
사진_freepik

 

MBCT 8주 프로그램이 다양한 정신질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불확실하게 느껴졌던 것들이 잡히기 때문입니다. 불확실성으로 인한 인내력 부족이 호전되면서 공황장애 및 불안장애의 치료 효과를 불러왔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8주에 걸쳐 이루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면 마인드 풀니스가 어떠한 과정으로 병증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1회기에는 불안이란 무엇인지 기본 개념을 이해합니다. 불안은 생존에 꼭 필요한 기본 기질로써, 무조건 나쁜 게 아니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경증 불안 등등 불안의 종류와 그에 따른 치료법이 무엇인지 공부하는 것입니다.

2회기에는 마인드 풀니스를 처음 시작할 때의 방해 요인, 즉 잘 안 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합니다. 자동 조정 및 자동 사고에 관해 공부하고요. 무엇이 우리의 정신을 심란하게 하는지 발견하는 작업이 될 수 있겠습니다.

3회기에는 각각 개인의 증상을 서술하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공부하게 됩니다. 특정 생각이나 감정에 휩싸여 있으면서도 객관적으로 이게 무엇일까에 대해 의문이 들 것입니다. 자신이 물속에 빠져 있을 때는 멀리 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 물이 강물인지, 바닷물인지, 개울물인지요. 이처럼 증상을 서술하며 자신의 상태를 들여다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또한 어떤 행동을 취하려고 하는 ‘Doing 모드’와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의 ‘Being 모드’에 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4회기에는 본인의 경험을 새롭게 맞이하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경험, 집착, 회피가 왜 이루어지는지를 알아야 ‘현재에 머무르는 것’이 가능하겠지요.

이 뒤에는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습니다. 경험과 관계 맺기, 기분이 우리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기, 재발 시도를 확인하고 대처하는 방법, 복습 활동의 중요성, 이러한 내용이 생활화될 수 있도록 8회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탄탄한 하체는 달리기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의 기본입니다. 하체가 튼튼하게 단련되어야 그 후에, 골프나 야구 등 다양한 운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 챙김’을 하는 것도 이와 같습니다. 마음과 정신 건강을 챙기기 위한 기초 체력 훈련이죠. 일회성으로 끝내거나, 한 번만 하고 바로 회복을 꾀하기보다 끊임없이 처음부터 반복해서 연습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처음에는 호흡 명상으로 시작하여 3분 명상, 걷기 명상으로 나아갈 수 있겠죠. 마음 챙김은 본인에게 잘 맞는 명상을 반복적으로 복습하고 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