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챙김’으로 나를 챙기는 법 (3)

우울증, 스트레스 감소 및 완화,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적으로 응용되고 있는 ‘마음 챙김(Mindfulness)’. 어떤 점이 내게 도움을 주고,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마음 챙김을 제대로 알고 우리의 마음에 적용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본 칼럼은 시리즈로 연재되며 2021 불안의학회와 함께합니다. 


[정신의학신문 : 조성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조성준입니다. 마인드 풀니스를 통해 불안을 줄이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 같습니다. 마인드 풀니스란 무엇인지, 마인드 풀니스가 어떠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또한 실제 불안장애 치료와 관련하여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인드 풀니스 기반 치료’는 앞에서 나온 이야기와 같이, 존 카밧진 박사가 MBSR(불교의 명상법을 이용해 개발한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을 의학용어로 도입한 MBCT(마음 챙김 기반 인지요법)가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의 개발을 통해 불안 장애가 곧 정복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재발이라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반복되었습니다. 재발에 관련된 사람들은 재발방지약이 잘 들지 않는다는 특징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어떤 것들이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될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그중 하나로 나온 것이 MBCT 즉, 마인드 풀니스입니다. 그렇다면 마음 챙김은 무얼 말하는 걸까요?

‘마음 챙김’이란 특별한 방식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현재를 판단하지 않고, 비판단적으로 현재의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강렬한 생각과 감정에 압도되어 빠져드는 것을 방지하는 것, 그러한 생각과 감정들로부터 자신을 돌보는 훈련인 것입니다. 생각, 감정, 신체 감각을 자각하는 연습은 환자가 우울한 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단계부터 스스로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초기에 알람을 울리는 것과 같은 효과이지요.

 

사진_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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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의 경우, 우리가 잘못 가지고 있는 역기능적인 태도(혹은 부적응 행동)에 대해 교육하고 그것을 바꾸어주는 것이 치료의 포인트였습니다. 부적응적인 사고와 감정과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탈중심화를 수단으로 내용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는 어떻게 보면 환자의 태도와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는 전제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인드 풀니스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수용하며, 그러한 생각이나 감정이 드는 것을 허용하는 과정을 갖습니다. 결국 우리가 마인드 풀니스를 통해서 하려는 것은 병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방식을 이야기합니다.

기존 인지행동 치료가 감정의 매듭을 풀고, 고통을 감소하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전문의와 함께한다면, 마음 챙김은 환자 자신이 책임을 갖고 자신을 돌볼 수 있는 형태입니다. 그동안 전문의는 환자가 순간순간의 토대를 둔 자신만의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을 돋아주는 형태로 존재하게 됩니다.

따라서 개인이 문제를 바라보고 어려움을 온화하게 인식하는 것, 그러한 과정과 태도가 어떠한 느낌인지 끊임없이 연습하는 게 마인드 풀니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음 챙김에서 중요한 것은 ‘허용’과 ‘초대’입니다. 병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방식은 이를 의미합니다. 어떤 감정이나 생각이 오더라도 한 발짝 물러나기보다 허용하는 것, 어려움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갖는 것이지요. 모든 경험을 허용하고 환영하는 태도로 받아들인다는 건 불가능한 이야기로 읽히겠지만, 방법이 존재하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태도이기도 합니다.

마음 챙김에서 강조되는 ‘알아차림’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의 마음을 부산스럽게 하고,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생각과 감정, 정서입니다. 이것들을 꼭 해결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러한 것들이 내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자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 내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내가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를 아는 것은 자신을 압도하는 상태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전부가 아니며, 그저 감정의 공유일 뿐이라는 것을요. 우리를 사로잡고 압도하는 생각과 감정은 거기서 파생되는 또 다른 생각과 감정으로 괴로움을 불러일으키며 프로세스를 형성합니다. ‘알아차림’은 그러한 프로세스를 떨쳐낼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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