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왜 치과마다 하는 이야기가 다른가요?"

사진 픽사베이

 

가끔 환자들은 치과를 방문하셔서 이런 질문을 하십니다. 치과의사들도 이러한 환자를 마주칠 때마다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지 고민이 매우 많습니다. 이전에 다녀왔던 치과와 같게 이야기하기에는 다른 상황이 보이고, 다르게 이야기하자니 이전 치과에 대한 불신감을 환자가 품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환자와의 관계가 잘못 시작되게 되면 환자와 의사 모두가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는 치과 치료라는 것이 갖는 특성 때문입니다.

 

치과적 질환은 기본적으로 환자의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환자들이 치과진료에 갖는 불안함과 공포의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죠. 방사선 사진과 CT 촬영 역시 환자들에게 크게 공감을 주기 어렵습니다. 치과의사들도 다른 영역의 방사선 사진이나 진단 영상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우가 많은데 일반 환자들이 느끼는 경우는 훨씬 심할 것입니다. 또한 방사선 사진에서 충치를 설명하는 경우, 작은 충치는 치과의사들도 감별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사진 픽사베이

 

진단과 치료 계획은 가장 주관적인 영역입니다. 특히 치료 계획에 있어서는 같은 병원에서 같은 과정으로 수련 받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놀랄 정도로 다른 소견을 보이기 마련입니다. 기본적으로 작은 충치를 치료한다고 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은 양치질 및 자가 관리 – 불소 도포 – 보험 재료(아말감, GI)로 수복 – 비보험 재료(레진)로 수복 – 인레이 수복 등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4가지 치료법 중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것은 없습니다. 구강 위생이 불량한 환자는 불소 도포만 진행했다가 더 큰 충치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항상 튼튼하게 인레이로 수복하는 것은 과잉 진료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임플란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식립 개수와 부위, 골이식 여부, 최종 보철물의 형태 등은 너무 다양하여 똑같은 치료방법을 제시하는 치과는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가장 민감한 사항은 진료의 질을 평가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의료계에서 마찬가지지만 치과적 영역은 더욱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환자분들은 치과 치료가 주는 불쾌함과 공포로 인하여 빠르고 아프지 않은 치료를 우선적으로 생각하시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건 백번 맞는 말입니다. 치과의사인 저도 스케일링을 받을 때마다 너무 긴장되고 불안하니까요. 하지만 정석적인 치과치료에는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와 과정이 있습니다. 이것을 생략한 비정상적인 빠른 치료는 장기적인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진료의 질은 장기적인 결과에서 평가하여야 하지만, 치료시의 불쾌감과 공포가 너무 강렬하기 때문에 제대로 인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사진 픽사베이

 

치과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와 환자 간의 신뢰입니다. 의사는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가감 없이 설명해 주어야 하며 다양한 치료 방법을 제시해 주어야 합니다. 구강 내 카메라 같은 장비를 이용한다면 더 신뢰를 쌓을 수 있겠죠. 환자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치료의 기대치와 비용을 충분히 의사에게 이야기하여야 합니다. 환자와 의사 간에 만족할 만한 합의를 이뤄서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각각의 치과의사들은 각자의 치료 스타일과 방법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환자들은 처음 치과를 선택하는 데에 있어서 어려움이 많으실 겁니다.

 

좋은 치과는 자신에게 맞는 치과입니다. 자신에게 충분히 납득할 만큼 설명을 해 주고 열심히 치료해 주면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곳은 꼭 대형치과나 유명 치과, 광고에 나오는 치과가 아닐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도 치과의사들을 믿고 따라와 주신다면 평생 주치의를 맡길 수 있는 치과를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