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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강남 모 성형외과에서 의사와 병원 직원들이 환자가 누워있는 수술방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장면을 SNS에 올려 큰 논란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 2월에는 해부용 시신 ‘카데바’ 앞에서 의사들이 인증샷을 찍고 간호대생이 이를 SNS에서 올리면서 다시 한번 논란이 커졌다.

 

물론 환자가 누워있는 수술방에서 생일파티를 하는 자체가 그리고 카데바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어긋난 대형사고이다. 그런데 SNS 관련 사고에는 이런 대형사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심지어 SNS에 올리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SNS에 올리는 순간 문제가 되는 것들도 있다. 최근 이러한 의사들의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이용실태에 대하여 의료 윤리 측면에서 접근한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올해 4월 9일에 BJU International 에 웹상으로 먼저 출판되었다.

 

사진 픽사베이

 

미국 뉴햄프셔 레바논에 소재한 다트머스-히치콕 메디컬센터의 비뇨기과 의사인 Kevin Koo 등은 의사들이 온라인상에서 직업적 윤리지침에 따라 적절하게 행동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시행하였다. 연구팀은 2015년에 비뇨기과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한 281명의 의사들 중 공공으로 접근 가능한 201명의 페이스북을 점검하였다. 그들은 페이스북이 워낙 유명하고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기에 많은 SNS 중에 페이스북을 선택하였다고 설명하였다.

 

연구 결과 201명 중 80명(40%)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전문가 답지 못하거나 독자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컨텐츠를 게시하고 있었다.  특히 이 중 27개(13%)의 계정에서는 욕설, 위법행위, 식별 가능한 환자 정보 등을 포함하는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어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련 과정에서 온라인 윤리에 대한 교육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와 같은 문제를 ‘우리의 문제’가 아닌 ‘그들의 문제’로 인식하는 몇몇 의사들의 잘못된 생각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사진 픽사베이

 

의사윤리지침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미국의사협회의 윤리법사위원회는 2016년 Ronald J. Clearfield 가 의장을 맡은 ‘Professionalism in Social Media’ 회의에서 의사들이 소셜 미디어를 사용함에 있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1.      환자의 개인 정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호되어야 한다.

2.      교육 목적 혹은 다른 의사와의 정보 교환을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경우 비밀 보장, 사전동의에 따른 윤리지침을 지켜야 한다.

3.      사회 네트워크를 위해 소셜 미디어를 이용할 경우 개인 정보와 컨텐츠들에 대해 최대한 보호할 수 있도록 하고, 인터넷 상에서는 어떠한 개인보호 장치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4.      인터넷 상에서 환자와 접촉하게 되는 경우 환자-의사 관계의 적절한 경계를 유지해야 한다.

5.      개인적 목적의 소셜 미디어와 전문적 목적의 소셜 미디어를 분리하여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6.      동료가 소셜 미디어에서 전문가 답지 못한 행위를 하면 이에 대해 지적하여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온라인 상에서 하는 행동으로 인해 그동안 주변 동료, 환자 그리고 의과대학 학생들에게 쌓아 놓은 명성에 누가 될 수 있고, 의학적 신뢰 또한 잃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쉽게도 주변에 SNS 윤리에 대해 모르는 의사가 많은 듯하다. 지금도 페이스북에 들어가서 페이지를 엄지손가락으로 몇 분만 훑어 내리면 주변 동료 의사들이 어긋난 행동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픽사베이

 

앞서 살펴본 Kevin Koo 등의 연구에서 제시하였던 것처럼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의사들의 윤리 교육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얼마 전에 있었던 ‘카데바 인증샷’ 사건 이후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은 “의사들의 보수교육에 윤리 교육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 중”이라고 밝혀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대할 수 있다.

(관련기사 원문: ‘해부용 시체 인증샷’ 논란 때문에..“의사 윤리 교육 의무화 추진”- 김윤종 기자.

http://news.donga.com/3/all/20170214/82864740/1#csidx1c03a0b32460cd0bca6fab04ba9ea8e)

 

또한 윤리 교육을 시행하기 앞서 국내에서도 의사들의 SNS 이용 실태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고, 이 글을 통해 의사들이 각자 자신의 SNS를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겠다.

 

 

 

원문: http://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bju.13846/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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