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의대를 졸업한 의사일수록, 진료하는 환자 수가 많을수록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져.

 

사진 픽사베이

 

캐나다 온타리오 지방의 65세가 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실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연구에서 비세균성 상기도 감염 환자들의 약 46%에서 항생제를 받아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비세균성 질환의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환자들입니다. 그런데 46%의 환자들이 필요 없는 항생제를 처방받아 복용한 셈입니다.

 

또한 이 연구에 따르면 의사들의 의과대학 졸업 후 지난 기간, 하루에 진료를 보는 환자의 숫자 등에 따라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향이 달랐습니다. 의대를 졸업하고 25년이 넘은 의사들이 졸업 후 10년이 되지 않은 의사들보다 더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43.0% vs 38.4% p=<0.001). 그리고 하루에 진료를 보는 환자의 수가 45명이 초과되는 의사들이 25명 미만의 의사들보다 더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44.4% vs 40.3% p=<0.001).

 

연구에 따르면 최종적으로 선별된 185,014명의 환자들은 주로 비세균성의 질환들, 즉 일반적인 감기나 급성 기관지염, 급성 부비동염, 급성 후두염 등을 앓고 있었습니다. 물론 세균 감염의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은 배제하였습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항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진단은 급성 기관지염이 많았고 (45.3% vs 19.3%) 급성 부비동염이 많았습니다 (17.1% vs 10.6%).

 

사진 픽사베이

 

저자들은 경험이 많은 의사들이 항생제를 더 많이 처방하는 경향에 대하여 졸업한 후 오래되어서 의학적인 지식의 업데이트가 늦어지고 있고, 경제적인 이유 즉, 항생제를 처방하면 매출이 늘어 인센티브를 받는 구조 등을 이유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자들은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진료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보존요법(약 이외의 치료법- 물을 자주 마신다거나 운동을 한다거나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하기보다는 항생제를 처방하고 복용하라고 하는 것이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논문의 결과를 한국과 비교하여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비슷한 연구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2015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중에 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1위입니다. 더구나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의학 지식의 정기적인 업데이트는 우리나라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1일 45명을 초과하여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은 한국에서는 흔하기 때문에 더욱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의료 사고로 인한 사명의 20% 정도가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것이라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분도 고려할 때에 항생제 오남용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원문: http://annals.org/aim/article/2625386/antibiotic-prescribing-nonbacterial-acute-upper-respiratory-infections-elderly-persons

 

 

 

글. 사진 이하우

유방 갑상선 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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