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가족 교실
둘째 희망을 가지는 것입니다. 가족들 스스로 병이 나을 것을 믿지 않으면 안됩니다. 많은 환자들을 만나보고, 여러 보호자 모임에도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의 의사들은 오히려 병의 경과에 대해서 더 비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늘 심각한 상태에서 입원하는 환자들을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낫지 않는 병으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좋아져서 결혼도 하고, 직장생활도 하는 환자들이 더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낫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믿고, 희망을 가지는 것입니다.
셋째 환자의 심적 고통을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공감해주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둔감 해 보이는 환자도, 사실은 불안이 심합니다. 특히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가족에게는 아주 예민합니다. 따라서 안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병이 안 낫는 것이 아닐까? 혹은 왜 하필 우리 가족이? 라는 생각이 들어서 불안이 가중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환자의 기분을 이해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넷째 중립적인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과대망상이 심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항상 자신이 곧 국회의원에 당선될 것이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이런 허무맹랑한 망상을 부추겨서는 곤란합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공감해주는 것과, 맞장구를 쳐주는 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신중하게 이야기를 경청하되, 내용 자체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가져야 합니다. 말도 안되는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지만, 망상에 동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거나 혹은 성급하게 부정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참고: 마음의 병 상담실(전국정신장애자가족연합회편 지음/예전사/1990년 출간/절판)
호주국립대학교 인문사회대 석사
서울대학교 신경인류학 박사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강사
의생명연구원 연구원, 성안드레아병원 정신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