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에 있다보면 늘 보는 종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견종 뿐만 아니라 이름도 동일한 강아지들이 동시에 내원하는 경우도 다반사인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각광받고 사랑받는 가정견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크기가 5kg 이하의 소형견들이라는 점입니다. 흔히 토이견이라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 평균체중 10kg가까이 나가는 견종은 중형견으로 간주하지만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소형견으로 간주합니다. 예를 들면, 악마견으로 불리우는 비글이나 코카스파니엘, 스피츠같은 종들은 미국에서 소형견에 가깝습니다.

두번째로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인형처럼 예쁜 강아지들을 주로 키운다는 점입니다. 눈이 까맣고 동그라며, 코가 짧고 앙증맞은 이목구비를 가진 강아지들을 선호합니다. 퍼그나 불독처럼 얼굴에 주름이 많고 개성강한 강아지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인기를 많이 끌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특징들을 모두 갖춘 견종들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까요?

사진 픽사베이

1. 말티즈(Maltese)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견종 중 하나입니다. 가정에서 키우기 적합하며 일반적으로 다른 견종에 비해 건강합니다. 그러나 치아관리를 잘 해야하는 견종이므로 칫솔질을 자주 해줄 것을 권장합니다. 털빠짐은 적은 편이지만 털이 가늘고 긴 견종이라 잘 엉키므로 빗질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말티즈는 고집이 세지 않은 종으로 훈련시키기 어렵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회화 과정이 필요한 생후 3개월부터는 훈련을 꼭 시켜줄 것을 권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져 분리불안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필히 격리훈련을 시킬 것을 권장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소형견을 어린아이들과 키우기에 적합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말티즈를 만 3세 이하의 유아와 같이 키우는 것은 매우 힘듭니다. 특히 유아와 반려견이 보호자의 관찰 없이 단 둘이 있게 되는 경우 유아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훈련만 잘 시킨다면 패밀리독으로서  말티즈처럼 좋은 견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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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푸들(Poodle)

푸들은 크기가 큰 순으로 스탠다드, 미니어쳐, 토이푸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주로 키우는 종은 토이푸들이며 사이즈는 지면에서부터 어깨까지 25센티 이하입니다. 푸들은 보더콜리에 이어 지능이 2번째로 높은 견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그러나 이 조사는 스탠다드푸들에 한정된 결과이기 때문에 이것을 개량되어 나온 토이푸들에게 일반화시키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다른 단두종견(short–nosed dogs, 퍼그, 불독같이 코가 납작한 견종을 말함) 들에 비해서는 확연히 지능이 뛰어납니다. 푸들은 지능이 뛰어나 훈련하기도 쉽고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 덕분에 아이들과 지내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소심해지거나 고집이 세질 수 있으므로 사회화 발달과정 시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푸들은 일반적으로 수명이 길고 건강하며, 털빠짐이 적어 관리가 편합니다. 그러나 당뇨 발생 위험이 높고, 성장 과정 중에 대퇴골두이형성증(Femoral head dysplasia)에 의해 대퇴골두를 절제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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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츄(Shih Tzu)

티벳 유래의 견종으로 페키니즈(pekingese)와 라사 압소(Lhasa apso)의 교배에 의해 생겨난 종입니다. 성격이 온화하여 누구와도 친밀하게 지내며 사람이 많은 곳을 가도 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지능은 썩 좋지 않으므로 가능한 빨리 훈련을 시키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츄는 몸 위로 갈색, 하얀색의 길고 부드러운 털이 자라며 몸 아래로는 양털처럼 복슬복슬한 털이 자랍니다. 털이 길었을 경우 더욱 더 아름다운 모습을 뽐낼 수 있으며, 털빠짐이 그리 많지 않고 미용관리가 특별히 어렵지 않습니다.

수명이 길고 특별한 질환 없이 건강한 종이나, 단두종견이므로 기도나 비공이 좁아지는 단두종증후군(brachycephalic syndrome)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면 중에 코골이나 무호흡증세가 나타나는지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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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메라니안(Pomeranian)

요즘들어 한국에서 부쩍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 견종입니다. 2kg정도밖에 안나가는 작은 체구를 지녔지만, 놀랍게도 이 조그만 견종의 조상은 알라스칸 말라뮤트, 사모예드, 시베리안 허스키를 포함합니다.

포메라니안의 털은 이중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바깥에는 길고 튼튼한 털이 덮여있고 안으로는 밀집된 부드러운 털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털의 구조 때문에 솜사탕처럼 동글동글한 귀여운 모습을 만들어냅니다. 여기에 더해 작고 곧게 선 삼각형 모양의 귀가 귀여움을 배가시킵니다.

포메라니안은 매우 활동적이며 사람들과도 잘 어울립니다. 다만 고집이 세므로 훈련시키기 다소 어려운 종입니다.  포메라니안이 다른 종들에 비해 특이한 점은 헛짖음이 많다는 것입니다.

수명이 평균적으로 12~15년정도로 긴 편이며, 종 특성상 뼈가 약해 골절에 주의해야합니다. 따라서, 뼈가 부러지지 않도록 소파나 침대 위로 오르락 내리락 하지 않도록 하고, 어린 아이들과 같이 놀때도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작은 견종들이 주로 갖는 특징인 슬개골탈구(patella luxation)가 잘 일어나며, 성장 초기에 치아손실이 잘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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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치와와(Chihuahua)

최근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에서 산체라는 이름으로 나온 장모치와와 덕분에 부쩍 분양이 늘어나고 있는 종입니다. 동글동글한 사과형 두상과 까맣고 동그란  눈, 크고 곧은 귀, 작은 체구를 지니고 있으며 체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큰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모종이 아닌 일반적인 치와와의 경우에는 미용관리가 수월하며 훈련도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린 유아와 함께 키우는 경우에는 아무리 훈련이 잘 되어있다 하더라도 위험하므로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치와와는 다른 견종들에 비해 건강합니다. 그러나 작은 견종의 특성상, 슬개골탈구(patella luxation, 주로 내측 탈구가 빈발)가 잘 생기며, 관리가 소홀하면 비만 발생 가능성이 높고 2차적으로 당뇨가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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