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성 저혈압증(orthostatic hypotension)은 일어설 때 종종 혈압이 급감해 어지럼증이나 현기증을 보이는 질환이다. 일어섰을 때 500~700cc의 혈액이 다리와 내장 부위에 모이고, 심박출이 10% 감소해 발생한다.

미국 존스 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연구진이 45~64세 중년 남녀 1만1503명을 대상으로 약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기립성 저혈압증으로 진단됐던 사람들이 노년에 치매를 앓을 가능성이 40%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사진 픽사베이

안드레아 롤링스 박사는 “기립성 저혈압증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미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중년에 기립성 저혈압증이 나타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40%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는 중요한 발견으로, 이 현상을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 오리건주(州)에서 미국 심장학회(AHA)가 개최한 ‘라이프스타일 사이언티픽 세션’(Lifestyle Scientific Sessions)이라는 이름의 회의에서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각자 20분간 누워있다가 일어나 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누워있을 때와 일어났을 때의 혈압 변화를 측정했다. 

참가자의 최대혈압과 최저혈압이 각각 최소 20점과 10점 이상이 떨어지면 기립성 저혈압증으로 보고 분석한 결과, 모든 참가자 중 약 6%에게 기립성 저혈압증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또한 모든 참가자를 약 20년간 지속해 추적관찰했더니, 기립성 저혈압증으로 진단됐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치매를 앓을 위험이 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참가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인지 능력 검사에서 그 능력이 떨어지는 비율도 15% 더 높았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혈압 저하가 치매나 다른 기저질환과 직접 연관성이 있다고는 아직 확실하게 밝힐 수 없지만, 뇌 혈류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더라도 그 영향은 지속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검토한 영국 알츠하이머 연구소(Alzheimer‘s Research UK)의 로라 필립스 박사는 “많은 연구가 고혈압의 위험에 초점을 뒀지만 이번 연구는 일시적인 저혈압 또한 뇌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소장 제임스 피켓 박사도 “실제로 많은 사람이 뇌로 향하는 혈류가 잠깐 줄어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는 이런 저혈압 증상을 경험한다”면서 “이는 반드시 치매의 우려할 만한 원인은 아니지만 이런 증상을 자주 경험하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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