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소년 山이 되다 중에서

 

네가 떠난 지 꼭 열흘

긴긴 세월이 폭포처럼 흘렀습니다

 

곁에 있다가 없으면

일 분이 한 시간 같고,

하루가 일 년 같아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한테는

막내 동생이 그런 사람입니다.

 

제가 고등학생 때

늦둥이로 태어난 막내는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저를 아버지처럼 여기며 자랐고,

 

저 역시도 그런 막내를

무척이나 각별하게 아꼈습니다.

 

제가 외국에 갈 때마다

미국에 사는 동생은

현지로 저를 만나러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그런데

헤어질 시간이 되니

갑자기 눈물이 막 나지 뭐겠습니까.

 

영어도 잘하겠다

돈도 있겠다

걱정할게 없는 데도

뭐가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지

 

동생을 보내놓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동생 녀석이 다녀가고 나면

늘 그렇습니다.

 

그 빈자리 위로

무심한 세월만 폭포처럼 흘러가는 것 같아

마음이 더없이 허전해집니다.

 

 

이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고문
경북대학교 의학 학사
예일대학교 대학원 신경정신과학 박사
세로토닌 문화 원장,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
정신의학신문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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