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는 외부의 병원체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도, 암에 걸렸을 때도 질병을 이겨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 시스템이 얼마나 활발하게 효율적으로 작동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면역체계는 육체적인 질병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암세포에 맞서 싸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면역체계는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맞서 싸우기 위해 뇌세포들의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때로는 뇌세포들의 염증 반응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환자들의 혈액이나 뇌척수액을 검사해보면, 염증 물질이 높게 나타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면역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체 건강 외에 정신 건강을 기르는 것이 필수적이다.

 

사진_픽사베이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는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심리치료와 면담 치료가 면역력 증강을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약 4천여 명의 대상이 포함된 56개의 기존 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하여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들의 면역력 변화 여부를 관찰하였다. 연구에 포함된 심리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정신분석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기법을 모두 망라하였으며, 면역력 수치는 염증성 물질이나 다양한 항체가, 면역 세포 숫자와 활동성 등을 종합하여 산정하였다. 분석 결과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들에게서 매우 의미 있는 면역력 향상 수치가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면담 치료로 인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이 호전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정신질환이 심할 때는 전신의 염증 수준이 올라가고, 이로 인해 면역력 저하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논문에서 말하는 면역력이라는 것이 단순히 정신 건강에만 국한된 면역 염증 반응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신 건강에만 영향을 미치는 면역력 또는 신체 감염에만 영향을 미치는 면역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면역 시스템이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모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연구 결과와 같이 심리치료를 통해 면역력이 증강된다는 사실은 곧 바이러스 대응이나 항암과 같은 기전의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는 전파를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개개인의 기저 면역력 증강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그 면역력을 기르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이 연구 결과와 같이 정신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필요하다면 다양한 심리치료를 받아보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Grant S. Shields, Psychosocial Interventions and Immune System Function, JAMA Psychiatry, June 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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