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사당 숲 정신과, 최강록 전문의] 

 

사연)

우울감, 불안감으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먹어도 계속 꺼지기만 하고, 약을 바꿔도 비슷하고 반나절은 잠만 자다 오후에는 몽롱해서 힘들고 무기력이 심한데 무기력증도 약으로 치료가 되는 게 맞나요?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강록입니다.

무기력감으로 고생하고 계신가 보군요. 무언가를 시도하고 싶어도 계속 가라앉고 꺼지는 느낌에 힘들어질 사연자님의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올리신 글이 길지 않아 세부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우울증을 앓고 계신 게 아닌가 추정합니다. 우울증은 흔히 생각하는 대로 우울한 기분, 슬픔, 낙담 등의 기분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부분에 대한 관점이 극단적으로 부정적이게 되며, 집중력이 떨어지고, 죄책감, 자살 사고 등을 포함한 인지 증상도 나타납니다. 식욕부진, 체중 감소, 불면증 등 생물학적인 증상 또한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신체 움직임의 속도 저하, 자발적인 운동의 중단, 사소한 일에도 큰 노력이 필요할 정도의 극도의 피로감, 주의력과 기억력의 저하 등 정신 운동 지체가 나타납니다.

 

사연자분의 무기력증은 우울증에서 나타나는 증상 중의 하나인 정신 운동 지체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가능성은 약물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 약물 치료에서는 항우울제가 사용되는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및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 등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약물의 경우 치료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몇 주까지의 시간이 소요되며, 치료 초기에는 오히려 불안감이 악화될 수도 있어 우울증의 급성기에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은 긴장을 풀어주고, 불안을 감소시켜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과량으로 복용시 무기력감이나 나른함이 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연에 약물 치료를 받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만일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계시다고 하면, 감량을 해서 드시는 것이 나른함 및 무기력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주치의와 의논이 필요합니다.

단순한 무기력감만을 놓고 보면, 우리 몸의 신경전달물질 중 노르에피네프린이 증가함에 따라 무기력감이 줄어들고, 집중력이 늘어나며, 스트레스 대처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우울증 약물 중 노르에피네프린에 관계 되는 약물을 최소용량부터 서서히 증량하면서 호전 여부를 관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약물 치료가 힘드시다면, 유산소 운동을 하거나 밤에 숙면을 취하고, 마사지를 받는 등의 간단한 실천만으로도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개개인마다 무기력감의 원인은 다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은 다른 원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셔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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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당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의료법인 삼정의료재단 삼정병원 대표원장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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