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소년 山이 되다 중에서

강물이 흐름을 멈추면

세월도 멎을까

 

세월은 나이와 같은 속도로 흘러간다고 합니다.

20대 때는 시속 20킬로미터,

30대 때는 시속 30,

50대 때는 시속 50,

제가 이제 80이니 시속 80으로

세월이 흐르겠지요.

 

정말 무시무시한 속도 아닙니까.

그렇지만 흐르는 세월을 붙잡고 싶어 해봐야

다 부질없는 짓입니다.

 

가끔 한강변을 산책할 때면

흐르는 강물이 명상과 닮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은 잡생각이 나서

명상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하지요.

그런데

사람 머릿속에 잡생각이 끼어들지 않을 때가 있을까요.

 

명상은 어떤 생각을 일부러 하려고 하지도 말고,

혹은 어떤 생각을 일부러 안하려고도 말고,

그저 조용히 생각이 흘러가게 놔두는 것입니다.

 

마치 강물처럼 말이지요.

 

그러다 보면 그 흐름과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세월도 마찬가지에요.

 

어차피 강물이 멈출 일은 없으니

거스르려고 발버둥치지 말고

조용히 흘러가게 놔두면

어느새 연륜이 쌓여

시속 80킬로미터를 견디어낼 방법이 보이게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이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신의학신문 고문
경북대학교 의학 학사
예일대학교 대학원 신경정신과학 박사
세로토닌 문화 원장,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 한국자연의학종합연구원 원장
정신의학신문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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