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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강제입원 절차 개선, 졸속추진 논란
박실비아 기자 | 승인 2017.01.09 13:49

정신질환자의 비자발적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줄여 인권을 개선하겠다며 마련한 정신보건법 개정안이 5월 30일 시행을 앞두고 졸속추진 논란에 휩싸였다.

기존 '정신보건법'을 전면 개정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증진법)'이 지난해 5월 국회를 통과했다.

올해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정신건강증진법은 정신질환자의 치료에 대한 자기 결정권 강화, 수용 위주에서 지역사회로의 전환, 그리고 전국민 대상 정신건강 증진 등을 중요한 목표로 한다.

법 시행을 5개월여 앞두고 정신질환자의 인권 개선이란 법의 취지를 충실히 살릴 수 있는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상태로 법이 시행되면 오히려 정신질환자의 진료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신건강증진법은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에 따른 인권침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비자발적 입원의 규정을 까다롭게 했다. 기존 정신보건법에서는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가 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이 가능하다.

반면 오는 5월부터 시행되는 정신건강증진법은 비자발적 입원의 경우 2주간 기간을 정해 입원을 한 후 국공립병원 소속 전문의 등을 포함한 소속이 다른 정신과 전문의 2명 이상이 일치된 소견을 보여야 입원치료 지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정신건강증진법에 따라 비자발적 입원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인력이나 관련 예산 확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상태에서 법이 시행되면 적극적 입원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6일 정신보건법 전면개정안 시행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이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정부 담당 부서의 안이한 현실 인식으로 인해 정신건강증진법 시행을 불과 5개월 앞둔 현 시점에서도 실행을 위한 준비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자발적 입원 심사를 맡을 전문가 인력 인프라 부족과 정신건강증진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촉진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 부족 등 두 가지 문제를 지목했다. 

학회는 "비자의 입원 2주 이내에 국공립병원 소속 전문의 등을 포함한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등에 소속된 2명 이상의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일치된 소견을 요구하는 조항이 우려의 대상"이라며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정부의 예산확보는 전무하고 국공립의료기관 전문의 10~20명 충원만 논의되고 있으며, 이런 대책만으로 매년 17만 건에 이르는 입원 심사를 한다는 것은 실행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비자발적 입원 진단에 참여할 국공립병원 의사 인력 확보가 힘들자 정부는 이를 민간병원 의사로 대체하는 방안을 꺼냈다.

신경정신의학회에 따르면 복지부는 최근 2차 진단 전문의 확보를 위해 지자체가 민간병원 동원 계획을 마련하도록 하는 '지역별 진단의사제도 시행계획' 수립 지침을 내렸다.

학회는 "이런 조치는 환자의 인권보호 강화를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개정 정신보건법의 취지와 완전히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미 과다한 진료업무에 시달리고 있는 민간병원 의사들이 2주라는 법정 시한 이내에 2차 진단을 해낼 수도 없는 일이다. 이 문제가 시급히 해결되지 않으면 법 시행과 동시에 수많은 정신질환자가 적절한 치료 기회를 박탈당하고 퇴원해야 하는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신건강증진법에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학회는 "개정 법안에는 정신건강증진에 대한 선언적 내용만 있을 뿐 실질적인 정신건강증진과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촉진을 위한 대책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며 "정신질환자에 대한 인권 침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 이러한 편견에 바탕해 상상하기 힘든 저비용으로 정신질환자를 보호하고 치료하도록 짜여진 수가체계에 있다"고 강조하며 조속히 법을 재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박실비아 기자  silvia.park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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