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최재원, 김수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용어도 길고 어려워요. 어떤 병인가요?

최재원 : 아마 부모님들은 ‘ADHD’라고 많이 알고 계실 거예요.

예전 TV프로 중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면 말 안 듣고 보채고 한자리에 앉아있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ADHD를 떠올리는데, 실제로는 3대 증상이 있어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그리고 충동성이에요.

세 가지 증상 중에 어떤 게 우세하냐에 따라서 과잉행동형도 있고, 부주의형도 있고, 혼합형도 있어요. 흔히 돌아다니면서 엄마 말 안 듣고 산만하다고 말을 듣는 아이들이 있고, 한 편에는 몸은 가만히 앉아있지만, 머리로 계속 딴생각하거나, 생각은 다른 데 가 있는 아이들도 있지요.

남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과잉행동형이 많아서, TV에 나왔던 아이들처럼 치료가 좀 빨리 받는 편입니다. 여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부주의형이 많아요. 그래서 학교나 어린이집에서 크게 문제행동은 없는데, 이런 아이들이 나중에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면서, 계속 산만하고 주의집중 못 하고, 몸은 앉아있는데 머리는 다른 데 가 있다 보니까 이 아이들이 학습기능이 상당히 떨어져요. 좌절하고 실패하고, 우울해지고 자존감이 낮아져서 뒤늦게 치료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Q. 그렇다면 보통 몇 세부터 질병이 발생하나요?

최재원 : 이번에 나온 최신판 ‘DSM-5’,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의 다섯 번째 개정판인데, 이 책에서도 분류 자체가 ‘neuro developmental disorders’ 파트에 들어가 있어요. 어느 시기부터 딱 그렇다기보다는, 처음부터 뇌 발달이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발달한다고 보고 있고요, 일반적인 검사나 약물치료 기준은 만 6세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Q. 어느 정도 산만해야 병원에 데려가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요? 

최재원 : 많은 분들이 그것 때문에 고민하시고, 학교에서도 부모님과 갈등이 생기기도 해요. 질병의 정의를 놓고 봐도, 신체 병리적 변화만 온 게 아니라 그것 때문에 장애가 와야 하거든요.

단지 아이가 산만하거나 행동이 너무 부산스럽다고 해서 무조건 치료를 시작하는 게 아니고, 어린이집,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등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서 그 나이에 맞는 기능이 안 될 때 병원 방문을 생각해보시면 돼요.

학교생활이나 기능이라고 하면 대부분 학업을 많이 생각하시는데, 학업은 일부고요, 더 크게 보면 친구들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 어른들과 대인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그런 것들을 봐서 다른 아이들보다 기능이 부족하다거나, 이것 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한다 하면 빨리 병원에 오시는 게 좋습니다.

 

Q.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의 요인은 환경적 요인이 많은가요. 아니면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까요?

최재원 : 이 질환은 정신과 질환 중에서도 유전요인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전병처럼 부모가 질환이 있으면 아이도 있는 그런 게 아니고 일종의 경향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단지 그것만 가지고 얘기할 수 없는 게, 여러 가지 환경인자들도 작용을 많이 하고 있고, 아이들의 발달단계에서 결국 어떻게 발달하느냐가 문제인데, 발달과정에서 부모가 어떻게 양육하느냐도 영향을 많이 주거든요. 그래서 어느 한 가지라고 원인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빨리 오시라고 하는 이야기도, 부모님들이 대부분 병원에 오면 약 먹는다고 생각을 하시는데 제일 중요한 게 부모의 ‘교육’이거든요.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가도 되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걸 처음부터 빨리 방법을 배워서 아이를 양육하시는 게 도움이 되실 겁니다.

 

Q. 병원에 가면 어떻게 치료를 하나요?

최재원 : 치료는 아이의 정도에 따라서 하는데, 일단 기능 자체가 많이 떨어져 있다면, 전두엽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는 거거든요. 전두엽에서 아이들의 행동을 억제해줘야 하는데, 그 기능이 아이의 욕구를 이기지 못하기 때문에, 그 정도가 또래들보다 더 심하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기본적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약물치료를 어머님들이 오해하시는 것 중 하나가 약을 먹으면 멍해진다거나, 또는 평생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데, ADHD 약물치료의 개념 자체가 다른 정신과 질환들에 비해서 치료 개념보다는 아이를 도와주는 개념이거든요. 또래에 비해 덜 성숙한 전전두엽이 정상적으로 발달할 때까지 약으로 기능을 보충해주다가, 어느 정도 아이가 커서 스스로 자랄 나이가 되면 약을 끊게 되거든요. 그래서 약물치료가 가장 기본이 돼요.

그 외 부모 교육도 해야 하고, 사회성 훈련 등등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건 아이가 어떻게 크냐예요. 어떻게 잘 따라가느냐. 전두엽 발달이 50% 정도에서 만 스무 살이 되면 그 기능을 다 따라간다고 보고 있는데, 그때까지 아이가 얼마나 각 단계, 각 학년마다 발달과정을 잘 수행하느냐, 잘 돕느냐의 개념이에요. 

그런데 약물치료를 항상 만 스무 살까지 하는 건 아니고요, 아이마다 달라요. 뇌 발달의 기준을 만 스무 살로 보고 있는 거뿐이지, 어떤 아이들은 약물 치료하다가 초등학교 3, 4학년 돼서 또래들 수준만큼 따라가면, 어느 날 갑자기 깜박해서 약을 못 먹이고 학교에 보냈는데도 학교에서 잘 지내고 오거든요. 그땐 약을 끊는 거예요. 치료를 중지하는 거죠.
 

김수연 : 실제로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아이들이 많이 오는 시기가 3월, 4월쯤에 많이 오거든요.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학교에서 착석이 안 되거나, 친구들이랑 사이가 많이 안 좋거나 선생님 지시를 안 따르거나 하면 학교에서 병원에 가게끔 권유를 많이 하시고요, 실제로 많이들 병원에 오시고 계신 상태입니다.
 

최재원 : 부모님들의 약에 대한 편견 때문에 그렇지, 약에 대한 치료반응은 꽤 좋은 편이에요. 그래서 학교에서도 아이가 한 달 학교 가보고 어머님들이 학교 가서 상담받고 오시면, 약물치료받는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1학기 때랑 너무 다르다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이게 뭔가 고장 난 걸 약으로 고치는 게 아니고 약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마치 아이가 키가 작을 때는 선반에 있는 물건을 꺼낼 때 의자를 받쳐주잖아요. 그런 개념이에요. 키가 크면 의자가 필요 없는 것처럼, 키가 클 때까지 의자 역할을 하는 게 약물치료거든요. 그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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