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불안을 스스로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A.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불안 조절법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가능하면 좋은 방법으로 불안을 다스리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불안할 때 술을 먹는다거나, 게임을 하면서 불안을 피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중독이 돼서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보다 더 치료하기 힘든 질환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제가 말씀드리는 불안 조절법은 혼자서 하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인데, 만약 불안이 병적인 수준이라면 반드시 약물치료가 동반이 되어야 해요. 그런 경우 먼저 약물치료를 받아서 뇌신경 전달물질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난 다음에 할 수 있는 부분이에요.

혼자서 집에서 할 수 있는 불안 조절법에 대해 가장 많이 설명해 드리는 건 호흡법이에요. 불안감을 느낄 때 뇌의 내부를 살펴보면 혈압이 올라가 있고 눈이 시뻘겋고 가슴이 두근거려요. 그러면 ‘내가 지금 불안하고 위험한 상태인가 보다’라고 뇌에서 불안 회로 반응을 더욱 촉진해요. 그런데 호흡을 깊고 천천히 하게 되면 ‘어? 내가 불안하지 않았나 보다’하고 뇌가 불안 반응을 꺼버려요. 호흡만 잘해도 불안 반응을 조절할 수 있거든요. 
 

사진_픽셀


그래서 간단하게 호흡에 대해 설명해 드릴게요. 호흡은 앉아서도 좋고 누워서도 좋고, 걸어 다닐 때도 좋고 서 있을 때도 좋아요. 그 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는 거예요.

그다음 박자를 ‘하나, 둘, 셋, 넷’ 하는 동안 숨을 들이마셨다가 ‘하나, 둘’ 두 박자 하는 동안 멈췄다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여섯 박자 동안 내쉬면 되는 거예요. 들이마실 때는 배가 올라오고, ‘하나, 둘’ 멈췄다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하는 동안에는 배가 꺼지는 느낌, ‘하나, 둘, 셋, 넷’ 할 때는 코로 공기가 들어가고 ‘하나, 둘’ 멈췄다가,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할 때는 입으로 공기를 내뱉는 거예요.

박자를 지켜서, 처음에 박자를 계속 반복하면서 박자에 의식하지 않더라도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반복이 될 정도가 되면 그다음에는 배의 느낌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면 배가 들이마실 때 올라왔다가 멈췄다가 꺼지는 느낌, 이것 역시도 자연스럽게 반복이 될 정도가 되면 그다음은 코끝의 느낌에 집중하면서 호흡해요.

이 세 단계를 한 사이클로 해서, 하루에 5분에서 10분 정도 꾸준히 연습해주고, 불안이 일어날 때마다 연습해주면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생각 때문에 불안한 경우도 많거든요. 생각이 가득 차 있으면 불안한데, 이런 복식호흡을 해주면 생각 속에 빠져있지 않고 호흡, 박자 수, 배의 감각, 코, 입의 감각에 집중하면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효과도 있는 거예요. 그래서 호흡만 잘해도 불안도 다룰 수 있고 생각도 다룰 수 있는 거죠.

 

Q. 불안감, 공황장애로 고민이신 분들께 한 말씀해주신다면?

A. 제가 꼭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불안이나 공황이 자신이 꼭 숨겨야 하는 치부가 아니에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고, 정신과에서는 불안의 증상이 있으면 불안의 증상은 자기에게 뭔가를 알려주는 신호라고 이야기해요. 그래서 불안을 치료하다 보면 불안이 문제가 아니고, 그 밑바닥에 있는 정말 근원적인 문제를 찾아서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지금 불안을 안고 사는 삶보다 훨씬 더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니까, 자기가 정말 견디기 힘들다면 꼭 정신과에 한 번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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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 의과대학 학사석사, 서울고등검찰청 정신건강 자문위원
보건복지부 생명존중정책 민관협의회 위원
한국산림치유포럼 이사, 숲 치유 프로그램 연구위원
저서 <내 마음은 내가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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