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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마쉬멜로우의 유혹에 넘어가도 괜찮습니다
정원철 기자 | 승인 2020.05.31 07:36

유혹을 참아내기란 힘듭니다. 아이들에게는 눈앞에 있는 달콤한 마시멜로 하나 참아내기 힘들겠지만, 어른들도 크게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매번 실패하는 체중감량 목표나 공부 계획을 보면서 나에게 부족한 게 뭘까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자기조절(self-control)을 잘하는 사람들은 내가 모르는 비법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해 Jia, Hirt, Nowak(2019)는 유혹에 굴복하는 것은 자기조절의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장기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주장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학자들 사이에서 핑계를 대는 행위(self licensing)는 자기조절에 실패한 사람들이 갖는 역기능적인 사고 패턴이라고 개념화되었지만, Hoffman(2018)은 핑계가 오히려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는데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식단조절을 잘 해오던 중 오늘 하루 기름진 야식을 먹고 나서 식단 조절에 실패했다고 생각하기보다, 이번 주에 열심히 식단조절을 따른 자신에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하면 본인의 다이어트 계획을 더 장기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실제로 Coelho do Vale, pieters and Zeelenberg(2016)는 사람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고 한 집단은 엄격한 식단조절 계획(하루에 1500칼로리)을 따르게 했고 다른 집단 또한 비슷한 식단(하루에 1300칼로리)을 따르게 하는 대신 일주일에 한 번은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원하는 음식에 탐닉(?)할 수 있었던 집단은 그렇지 못했던 집단보다 에너지 넘치고 긍정적인 기분을 경험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들은 실험 후에도 식단조절 계획을 계속 따를 의지가 더 강했습니다. 역설적으로 가끔 즐기는 소소한 일탈은 오히려 장기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완전한 일탈로부터 보호해준다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Jia, Hirt and Koh(2019)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이들 연구자는 미국 대학생들이 어떻게 학점관리와 대학스포츠게임 관람 욕구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없애는지 알아보고자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학점이 높은 학생들은 학점이 낮은 학생들보다 놀 기회가 있을 때 더 확실하게 즐겼고 관련 활동에 더 적극 참여했습니다. 반대로 시험기간에는 열심히 즐긴 만큼 외부 활동을 자제하며 공부에 시간을 더 할애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성적이 높은 학생들은 막연히 유혹을 잘 견딘다기보다 놀 때와 공부할 때를 전략적으로 구분 지어 심적인 균형대를 잘 맞추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위의 두 연구처럼 유혹에 굴복하거나 자기조절의 실패하는 것이 늘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자기조절(self control)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자기조절을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effortful inhibition)으로 보는 것이 지배적이었으나 Jia, Hirt, Nowak(2019)는 의지력을 보다 다차원적인 접근에 따라 정의하길 원했습니다. 이들은 자기 조절의  3단계를 위계적으로 구분했는데 가장 상위에는 시스템 단계, 중간에는 전략 단계, 그리고 가장 아래에는 전술적 단계가 있다고 제시하였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자기조절의 정의는 전술적 단계에 해당합니다. 전술적 단계에서 탐닉 또는 일탈은 항상 부적응적이며 자기조절의 실패입니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유혹을 피하고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한 단계 위인 전략적 단계는 비용-편익 분석이 가능한 단계로써, 지금 당장 충동을 억제 못 했더라도 전략적인 측면에서 나중에 더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작은 비용일 수도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더 오래가기 위해 가끔 자신에게 야식을 허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최종 상위 단계인 시스템 단계에서 우리는 여러 목표가 상충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엄격한 식단관리를 통해 체중감량이라는 목표는 이룰 수 있겠지만, 친구들과 즐겁게 맛집 탐방하기와 같은 목표와 상충할 수밖에 없습니다. 전체적인 삶의 만족도에서 친구 관계를 끊어가면서 다이어트를 하는 것보다 가끔은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평소에는 식단관리를 해주는 편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항상 모든 유혹에 넘어가도 괜찮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지금 당장 욕구를 충족해주는 것이 비용-편익 측면에서,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 해야 합니다.

또한, 산책 또는 친구들과의 잡담 등, 신체활동이나 사회적 친밀감을 위한 요소가 포함된 일탈이 그러한 요소가 없는 행위(집에서 혼자 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낫습니다. 

 

* 참고

Jia, L., Hirt, E. R., & Nowak, M. (2019). Adaptive Indulgence in Self-Control: A Multilevel Cost–Benefit Analysis. Psychological Inquiry, 30(3), 140-146.

do Vale, R. C., Pieters, R., & Zeelenberg, M. (2016). The benefits of behaving badly on occasion: Successful regulation by planned hedonic deviations.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6(1), 17-28.

Jia, L., Hirt, E. R., & Koh, A. H. (2019). How to have your cake and eat it too: Strategic indulgence in big-time collegiate sports among academically successful students.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0(6), 792-801.

 

정원철 기자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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