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임현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혈관성 치매는 어떻게 치료하나요? 다른 치매와는 치료법이 다른가요?

A. 통상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하고 유사하다고 보시면 돼요. 여기에 더해서 혈관에 관련된 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합니다. 예를 들면 혈관에 출혈이 있다든지 뇌졸중이 가볍게 있다든지. 그리고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담배와 같은 문제를 특히 신경 써서 관리합니다. 

나머지는 알츠하이머병의 관리와 비슷해요. 혈관 관리를 기본적으로 하면서 운동을 꾸준히 해주고, 인지 활동에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관리를 해줍니다. 

 

Q. 혈관성 치매에 걸리기 쉬운 환자가 있을까요?

A. 뇌졸중의 리스크가 있는 사람들은 걸리기가 쉽죠. 당뇨가 있거나, 고혈압이 있거나, 고지혈증이 있거나, 뇌졸중의 유전력이 있는 분들은 걸리기가 쉽습니다.

 

Q. 치매에 걸렸다고 인정을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내가 이렇게 똑똑했는데, 내가 다 할 수 있는데 왜 치매라고 하는 거야?’ 하면서 인정을 못 하는 환자들도 있다는데 그런 환자들은 어떻게 치료를 해야 할까요?

A. 그런 분들은 방법은 없어요. 원래는 인정을 안 하시는 분들한테 치료하시라고 이야기를 하면 잘 안 하죠. 어쩔 수가 없어요. 강제로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족들이 설득하거나 해야 하는데 받아들이지 않는 분들은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생각을 합니다. 
 

사진_픽셀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인지 예비능’이라는 게 있어요. 이게 뭐냐면 치매에 잘 안 걸리는 사람들의 특성들이 있습니다. ‘인지 예비능’을 크게 3가지를 봐요. 교육을 얼마나 받았나, 아이큐가 얼마나 좋은가, 현재 직업상태가 얼마나 양호한가 이렇게 3가지를 보는데 이게 높은 분들일수록 치매에 잘 안 걸립니다. 그런데 함정이 있는 게, 이런 분들이 일단 치매에 걸리면 진행이 되게 빨라요. 그래서 왜 진행이 빠른가에 대해서도 굉장히 연구도 많이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농촌 지역에 사시는 어르신들이 치매에 잘 걸리는 거 같은데 진행은 굉장히 늦는 편입니다. 

 

Q. 혈관성 치매도 진행속도를 늦추는 방식으로 똑같이 치료가 진행되는 건가요?

A. 알츠하이머병하고 마찬가지로 최대한 인지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를 하죠. ‘다발성 경색 치매’나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 치매도 마찬가지지만 계단식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조금 좋다가 다시 떨어지고 또 유지하다가 다시 올라오는 경우도 있고 그래요. 그래서 조금 좋아진 것 같다고 약을 임의로 끊지 말고 유지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매라는 병이 굉장히 코스가 길어요.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잘 유지를 하고 관리를 하느냐가 굉장히 예후를 많이 결정합니다.

 

Q. 환자분들이 약을 잘 안 먹나요?

A. 내 몸 괜찮아졌다 싶으면 끊어버립니다. ‘많이 먹어서 좋을 거 없지.’라고 생각하면서요. 그래서 ‘복약순응도’를 얼마나 잘 지키느냐에 따라서 예후가 많이 달라지죠.

그리고 ‘복약순응도’ 뿐만 아니라 3행, 3권, 3금, 당뇨, 고혈압, 고지혈, 우울증, 운동 부족 이런 것들을 관리하는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래 지속하는 게 힘들어요. 예방이 다 가능한 성인병이라는 것이 공통점입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고, 오랫동안 혈관 관리를 하고. 이런 문제는 고도의 자기 관리가 필요한 문제이거든요. 그런데 평소에 생활습관 자체가 좋지 않으신 분들은 이런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아버님 문제가 생기셨으니까 혈압약도 잘 챙겨 드시고 당약도 끊기지 않게끔 잘하세요’라고 말씀을 드려도 쉽게 지켜지지 않아요.

내가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을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치매 예방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걷고 땀 흘리도록 운동하세요’ 좋은 얘기예요. 그런데 해야 말이죠. 그래서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자체가 어느 면에서는 효과가 없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꾸준히 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치매 예방에서 ‘다기관 중재’라고 해서 대규모 연구가 있었어요. 여러 연구가 있었는데 핀란드에서 연구가 성공을 했습니다.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한 예방연구는 다 실패를 했는데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핀란드는 인구가 작고 어느 정도는 의료사회주의 국가입니다. 나라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정도의 관리를 해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고친다는 문제는 굉장히 힘든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치매는 가지고 있는 나쁜 습관을 교정하고 관리하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Q. 치료도 예방도 가장 중요한 게 꾸준함인 거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치매를 걱정하는 분들을 위해서 한 말씀해주세요.

A.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한 가지입니다, 치매는 예방과 관리가 가능한 병입니다. 살펴보면 완치가 가능한 성인병이 얼마 없어요. 만성 성인병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모두 본인들이 약을 먹고 생활습관을 관리하면서 관리를 하는 병입니다. 치매도 마찬가지예요. 자기가 병을 잘 알고 보호자도 잘 알게 되면 예방과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한 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치매가 인지장애가 생겼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관리를 하시면 건강을 누리시면서 지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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