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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오는 연락, 괴로워하는 당신을 위한 조언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5.20 06:46

[정신의학신문: 마인드랩 공간 정신과, 이광민 의학박사]

 

우리는 많은 사람과 소통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개인적인 이유, 혹은 업무적인 이유로 소통을 지속하죠. 하지만 살아가면서 우리가 원하는 사람만 소통할 수도 없고,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소통할 수도 없습니다. 여러 사회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우리를 굉장히 피곤하게 하는 상황 중 하나는 원치 않는 연락이 지속될 때입니다. 연락을 하기 싫지만, 그만 연락하고 싶지만 자꾸 연락이 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사진_픽셀


집요한 사람들에게 계속 연락이 오게 된다면 ‘내가 너무 만만한가?’ ‘내가 너무 빈틈을 보였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어느 정도의 허용범위를 주었기 때문에 상대방이 반복되는 연락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분명 나의 잘못이 아니라 상대방이 무례한 것입니다. 물리적인 폭력이 아닐 뿐, 심리적인 폭력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망설이곤 합니다. 괜히 세게 말했다가 오히려 내가 더 손해를 입을까 두렵기도 합니다. 실제로 거절을 하거나 이별을 통보했다는 이유만으로 보복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연락이 집요하게 올 때 상대방에게 가급적이면 단순하고 확실한 거절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의를 갖추며 간접적으로 거절의 의사를 보이는 것이 오히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설득의 여지를 주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들은 완곡한 거절 표현으로도 ‘아, 저 사람이 나 때문에 불편하구나. 연락을 조심해야겠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거절한 것이 거절의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노력하면 설득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는 감정적이지 않게 의견을 확실하게 전달한다면 지금 내가 어떠한 입장인지 이해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거절 의사를 밝히더라도 계속해서 요청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보다 강하게 거절 의사를 전달해야 합니다. ‘당신이 이렇게 연락을 하는 것이 당신에 대한 인식이나 소속 집단 등에 대한 인식을 더 안 좋게 만든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전달함으로써 연락을 하는 명분을 없애는 것이죠.

주의해야 할 점은 단호하고 강하게 말하되, 자신의 감정은 최대한 절제한 상태로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칫 단호한 거절에 대해 상대방이 공격적이고 감정적이라고 인식을 하게 된다면 불필요한 감정 다툼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감정을 배제하고 거절의 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 연락이 온다면, 그때는 ‘앞으로 연락을 받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차단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일절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가 통하지 않고 입장을 잘 전달하려 해도 들으려 하지 않고 자꾸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상황 자체를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오히려 그 사람에게 거절의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더 큰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하고 나면 ‘왜 다른 사람에게는 그러지 않는데 나한테만 이렇게 집착하면서 연락을 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원치 않았지만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한 말과 행동들이 오히려 그들에게 여지를 준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내가 어떻게 행동했고 어떠한 여지를 주었다고 느끼든 내가 불편해하고 거절 의사를 밝히는데도 계속 집착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례한 행위입니다. 이러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눈치를 보며 불필요한 배려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상에서 친밀한 관계가 아닌 이상, 불필요하게 희생하며 배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시고, 나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건전한 관계에 보다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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