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정신과 약물은 과거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정형(Typical) 약물, 그리고 70~80년대 이후로 최근에 나온 신약들인 비정형(Atypical) 약물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부분 비정형 약물을 처방하는 것을 선호하는데, 인지기능이나 음성증상에 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약물이 뇌에 바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몸에서 대사를 거쳐 뇌로 전달되다 보니 다른 장기에 질환이 있다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신과 약물을 처방하기 이전에 내과적 부작용이 나타났을 때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확인을 합니다.

예를 들어 클로자핀의 경우 정신 증상 조절에서 다른 신약들에 비해 뛰어납니다. 하지만 체중 증가나 졸림, 변비와 같은 내과 문제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리피프라졸도 체중 증가, 졸림, 손떨림, 유즙분비 등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10년, 20년 넘게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다고 하면 어느 정도 내과적인 질환이나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실제 연구에서도 항정신병약물이나 기분조절제는 당뇨와 같은 내분비계에 문제나 심장질환, 갑상선질환, 간 기능이나 신장기능 질환을 유발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뿐만 아니라 일부 기분조절제에서도 체중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환자가 체중 증가 위험이 있다면 기분조절제의 추가 사용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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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약물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약물이 뇌의 인지기능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조울증이 만성화됐을 경우 계속해서 조증과 우울을 반복하면 뇌의 기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뇌기능 저하를 막아줍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약물을 먹는 것이 복용하지 않아서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는 것과 비교하면 더 나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사람마다 약물의 특이성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당뇨를 자극하고, 누군가에게는 갑상선이 민감하게 반응하게 하기 때문에 사람의 전체적인 상태와 약물 각각의 부작용을 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마다 맞는 정확한 복용량이나 약물의 종류는 복용하면서 차츰 조절해나가야 합니다.

관건은 약물치료를 계속 유지하느냐 마느냐입니다. 왜냐하면 환자분들이 약물을 먹고 졸리다는 경험을 하고 약을 자의적으로 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약물이 불편하다고 느끼면 자연스럽게 내원하는 횟수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약물치료가 점차 더뎌집니다. 따라서 본인에게 맞는 약물과 복용량을 찾는 과정에서 주치의에게 약물 복용의 부작용을 설명하고, 상담을 통해 조절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덧붙이자면,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면서 내과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보다 정신과적 질환을 앓고 있어서 생기는 안 좋은 생활습관에 때문에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만문제나 흡연, 음주 문제가 약물로 비롯된 것인지 좋지 않은 습관에서 비롯된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전공의 수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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