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임현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치매라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많이 들어봤는데 혈관성치매는 처음 들어보거든요. 혈관성 치매는 어떤 치매인가요? 

A. 혈관성 치매는 흔히 잘 알고 있는 ‘뇌졸중’, 혈관이 막히거나 혈관이 좁아지거나 출혈이 있거나 하는 ‘뇌졸중’으로 인한 치매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 합병증 같은 건 아니고 치매만 단독으로 발생하는 건가요?

A. 합병증이라기보다는, 뇌졸중이라는 뇌혈관질환 자체가 뇌세포를 공격하면서 신경이 퇴행이 일어나고, 여기에 따라서 인지나 행동의 치매 증상이 일어나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Q. 혈관성 치매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A. 혈관성 치매는 통상적으로 세 가지 정도로 나눠요. 다발성 경색치매, 피질하 혈관성치매, 전략적 단일 경색치매. 용어가 조금 어렵죠. 세 가지 타입에 따라서 증상들이나 경과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납니다. 

‘다발성 경색치매’라는 것은 큰 혈관이 막히는 거예요. 큰 혈관이 막혀서 뇌의 피질이 공격을 당하면서 발생하는 치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지기능의 단계가 계단식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뇌졸중,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질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피질하 경색치매’는 ‘빈스반거더디즈’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큰 혈관이 아니라 작은 혈관들이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그래서 혈관이 막히는 뇌졸중과는 다르게, 혈관들이 노화되면서 탄성이 적어지면서 뇌의 안쪽에 문제가 생겨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특징이 있어요. 그래서 통상적으로 알츠하이머병과 크게 구분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전략적 단일 경색치매’. 전략적이라는 단어에서 보듯이 우리 뇌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시상’이라든지 ‘쐐기소엽’과 같은 뇌의 연결성이 많은 부위에 뇌졸중이 오는 치매예요. 연결된 곳이 파괴되면서 생기게 되는 여러 가지 인지장애가 있는데, 증상이 한번 꺾이고 쭉 유지가 되는 치매라서 ‘전략적 단일 경색 치매’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알츠하이머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 단백질’ 같은 비정상적인 단백질들의 뇌의 축적으로 인해서 발생하고 있는 거라면, 혈관성치매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여러 가지 증상들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뇌졸중에 걸리면 반드시 치매가 오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어디에 뇌졸중이 왔냐에 따라서 증상이 달라집니다. 어떤 사람은 마비가 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인지장애가 오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감정이 흔들리는 등 굉장히 다양한 경로를 밟게 됩니다. 그래서 뇌졸중이 어디에 오고 어떤 혈관들이 공격을 받느냐에 따라서 치매가 올 수도 있고,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죠.

 

Q. 혈관성 치매는 나이에 구분 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거겠네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대체로 젊은 뇌 같은 경우는 회복력이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에 비해서 혈관성치매가 덜 걸리게 되는 거죠.

 

Q. 혈관성 치매는 우리나라에 얼마나 많은 환자가 있을까요? 

A. 통상적으로 전체 치매의 원인 중 70%가 알츠하이머병이죠. 그다음으로 많은 게 혈관성 치매로 20% 정도를 차지합니다. 우리나라 현재 65세 이상의 인구의 10.2%가 치매를 앓고 있고, 그중 70% 알츠하이머병이고 20% 정도가 혈관성치매라고 한다면 약 14만 4000명 정도가 혈관성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평소에 알츠하이머만 치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혈관성 치매도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의 혈관과 관련이 되어 있으므로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 다 조심해야 하는 치매라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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