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김재원, 김준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아이가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많이 보면 말이 좀 느려지지 않을까 고민인데요. 말이 정말 늦어지나요?


김재원 : 스마트폰에 어릴 때부터 노출이 되면 언어 발달이 대개 늦어집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주고 아이 혼자 시청하게 하잖아요. 그럼 부모하고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줄어들어요. 말이라는 게 아이가 혼자서 배우는 게 아니라 사람하고 상호작용하면서 언어 발달이 촉진이 되는 거거든요. 미디어에 노출되어 있으면 부모와 상호작용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언어가 발달하는 시간을 놓치는 거죠.

두 번째로는 스마트폰에 계속 노출되어 있으면 아이가 혼자서 노는 자유 놀이 시간이 줄어드는데, 아이가 스스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인지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디어를 보는 만큼 놀이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언어 발달에 지장을 줄 수밖에 없겠죠.

앞서 부모와의 상호작용도 말씀드렸는데,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줄어들면 부모와 정서적인 교감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고, 그러면서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사진_픽셀


Q. 그렇다면 아이들의 미디어에 노출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라인이 있을까요?


김재원 : 미국 소아과 학회에서 미디어의 영향에 대한 정책성명서를 99년에 내놓았는데, TV가 아이에게 미치는 해로운 영향, 언어와 사회성 발달에 지장을 주는 것에 대해서 담겨 있습니다. 99년이면 스마트폰이 없었던 때라 2011년 개정판에는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가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추가되었는데요. 만 2세 미만의 영유아에게는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에 노출시키지 말라는 것이 가이드라인입니다. 

최근에는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어요. 미국 소아과 학회 가이드라인과 비슷한데요. ‘만 5세 미만에는 하루에 1시간 이내에 노출시켜라.’ 그러나 ‘만 1세 미만은 절대 노출시키지 마라.’

미디어노출이 언어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지금까지 하나도 없고요. 미디어 발달이 언어 발달에 지장을 준다는 연구는 최근까지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2012년 기준으로 14편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 노출이 언어 발달에 방해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Q. 텔레비전을 없애고 스마트폰도 없애는 가정도 있는 것 같아요. 과연 그런 것들이 바람직한 걸까요?


김재원 :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서부터 미디어에 노출이 되면, 자기조절 능력 같은 것이 아직 키워지지 않은 연령이잖아요. 그럴 때 노출이 되면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조절하지 못하게 돼요. 어느 정도 자제력이나 자기조절능력을 갖춘 다음에 미디어에 노출이 되어야죠. 자기조절능력을 갖추려면 만 5세는 되어야 하고요.

하지만 스마트폰은 중독성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 초등학생 때는 스마트폰을 주지 말라고 합니다. TV를 보는 대신 가족이 같이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 TV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더한 긍정적인 효과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죠.

 

Q. 그럼 스마트폰의 대신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준원 : 아이와 자꾸 같이 뭔가 여러 개를 해봐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있어요. 그렇지 않고서 그냥 이거 나쁘니까 “하지 마! 그냥 참아!”라고 하는 건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분한테 술 가져다 놓고 보면서 참고 있으라고 하는 거랑 비슷한 거죠. 그냥 참으라 하는 것보다는, 아빠 엄마가 나서서 대안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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