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광화문 숲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청결에 대해 강박을 느낀 지 10년 이상 됐어요. 처음에는 어리다 보니 강박증이라는 것도 몰라서 그냥 깨끗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가족과 모든 걸 다 공유하지 않았어요. 수건, 음식, 이불 모든 걸 제 것 따로 사용해왔어요. 밖에서는 일일이 다 신경을 쓸 수 없으니 처음에는 너무 괴로웠는데 지금은 밖에 나갈 땐 그냥 포기를 해버려요. 근데 이런 절 잘 아는 가족들은 유난을 떤다고 해요.

가장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극한으로 치닫았어요. 새 수건을 가지고 가다가 화장실 문에 살짝 닿았다 하면 그냥 다른 수건 가져가요. 그걸 쓰기 너무 찝찝해서요. 조금만 땀이 나도, 땀이 나지 않고 열만 나도 샤워를 해야 해요. 가장 최근에 제 청결 문제로 가족과 크게 싸우고 며칠째 계속 다투고 있어서 너무 괴로워서 안 좋은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일반적인 것들만 쓴 거지만 너무 괴로워서 글 남겨요.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임찬영입니다. 작성하신 내용에 대하여 답변드리겠습니다. 강박증상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겪고 계시네요.

강박증상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는데, 그중에서 청결, 개인위생과 관련된 증상이 있네요. 이전부터 증상이 있었는데 점차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것 같아요. 특히 최근 코로나 창궐과 같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급격히 심해지고 이로 인해 괴로움을 겪고 있네요.

 

먼저 정신건강의학과적으로 치료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누군가가 어떤 경향 또는 증상이 있다고 모두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질문자분이 청결에 관심이 많고 자주 씻는 정도이고 이로 인하여 일상 활동에 큰 지장이 없다면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느끼는 불편감이 점차 커지고 있고 가족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과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정신건강의학과적인 적극적인 치료를 통하여 증상을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치료는 상태에 따라서 다를 수 있지만,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합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를 위주로 진행을 합니다. 약물치료는 비교적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로 반복되는 생각과 이에 따른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약물치료 외에도 상담치료 중에 인지행동치료를 시행합니다. 스스로 느끼는 불편감, 불합리함에 대하여 인지적인 접근을 시행합니다. 더불어서 행동치료적으로 사회적인 적응력을 높이는 훈련을 시행합니다. 강박증은 대개 약물치료에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고 인지행동치료를 통하여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요사이 사회가 코로나로 인하여 혼란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위생에 대하여 크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평상시에도 개인적인 위생에 대하여 걱정을 많이 하는 질문자분은 걱정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으로 보이고, 현재는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어려움을 넘기는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처음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질문자분의 괴로움이 너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괴로움을 줄이는 것이고 가장 좋은 방법은 치료적인 접근으로 보입니다.

질문자분에게 도움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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